광저우아시안게임 인라인롤러 피겨 종목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백나영, 정재한, 김혜원(왼쪽부터)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국제대회 처음 얼굴 내밀어

[광저우,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이번 광저우아시안게임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인라인롤러에서 한국은 스피드 부문 6개 종목에서만 금 3, 은 2, 동 2개를 획득했다.

장거리는 우효숙(24)과 손근성(24)이 남녀 모두 석권했고, 단거리에선 안이슬(18)이 금메달을 따내며 효자종목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스피드 종목과는 달리 피겨 종목에서 한국은 국제대회로선 처음 명함을 내밀었다. 동계스포츠 빙상에서 스피드와 피겨가 있듯이 인라인롤러 역시 마찬가지다. 인라인롤러 스피드가 시간을 다투는 종목인 반면 피겨는 예술성을 경쟁하는 종목이다.

이번 대회에 금메달 3개가 걸려있는 피겨에 한국은 3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세 선수 모두 인라인 피겨를 시작한 지 2년이 채 안 된다는 점이다.

피겨 종목은 우리를 포함해 중국 대만 일본 인도 등 5개 나라만 참가했다. 특히 한국은 전혀 출전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가 우리가 참여하지 않으면 피겨가 정식종목에서 빠질 위기에 처하자 급하게 출전을 하게 됐다.

최희재 코치는 “전용 경기장도 없어 성남종합운동장과 학교 체육관을 번갈아가며 어렵게 훈련을 해왔다. 다른 나라는 10년 넘게 탄 선수들이지만, 우리는 2년밖에 안 된 선수들이라 메달을 기대한다는 것은 욕심”이라며 큰 기대 없이 지켜봐 줄 것을 당부했다.

최 코치는 “단지 이번 출전을 계기로 피겨 종목이 활성화되고 반전되기를 바랄 뿐”이라며 출전 자체에 의미를 뒀다.

출전 선수들을 보면 영화 <국가대표>를 방불케 한다. 선수는 3명이 다이며, 스피드를 3년간 하다가 피겨로 전환한 정재한(20)을 제외하고는 백나영(20)과 김혜원(19)은 인라인롤러를 타본 것조차도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백나영은 공부만 하던 학생이었다가 인라인롤러 서울 연맹 관계자로 근무하는 아버지의 권유로 고3 때 처음 인라인 피겨를 접했다.

막내 김혜원 역시 중학교 때까지 쇼트트랙 선수였으나, 부상과 코치와의 불화로 인해 그만둔 뒤 2년 전 인라인 피겨로 새로운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이들에게는 국가대표로 출전했다는 것 자체가 그저 즐겁기만 하다.

한편 피겨 종목은 25일 남녀 싱글프리와 페어의 각 쇼트프로그램이 열리며, 26일에는 롱프로그램이 열린다. 성적은 쇼프와 롱프로그램을 합산해 낸다. 한국은 남녀 싱글프리에만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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