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로: 갈보리로 가는 길. 상세(‘사순절의 시실리아’라고도 함).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스미스 대학 소장(제작당시).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
라파엘로: 갈보리로 가는 길. 상세(‘사순절의 시실리아’라고도 함).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스미스 대학 소장(제작당시).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

 

염 추기경 “한반도에 하느님 평화 이뤄지길”

NCCK “그리스도의 희망 나누는 사순절 염원”

예장 합동 등 일부 개신교 “사순절, 천주교 절기”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그리스도인들이 예수가 받았던 고난에 동참한다는 의미의 사순절이 6일 시작됐다. 부활절 전 40일간의 사순 기간에는 회개와 기도, 절제와 금식, 명상과 경건 등을 실천하는 생활을 강조한다. 

기독교계는 지난 4일 일제히 사순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서울대교구 염수정 추기경은 사순 메시지에서 “진정한 회개를 통해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하느님의 말씀에 비춰 지난날의 잘못된 점을 겸손하게 반성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는 다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순 시기에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며 마음을 모아 간절히 기도를 바치자고 당부했다.

염 추기경은 “한반도 그리고 전쟁과 폭력이 존재하는 모든 곳에서 하느님의 참 평화가 이뤄지기를 기원한다”면서 “어떤 상황에도 우리의 어렵고 힘든 상황을 극복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사랑”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사순 메시지를 통해 “아직 온전한 자주와 해방을 이루지 못한 우리의 일상에, 생명이 경시되는 사회 전반의 구조에 분단으로 고통 받는 한반도에 그리스도의 부활과 희망을 나누고 선언하는 사순절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비무장지대(DMZ), 영동 노근리 학살지, 광주 민주화항쟁 현장 등 아픈 역사의 현장을 순례할 계획이라고도 전했다..

한편 천주교에서는 사순 시기를 중요한 절기로 규정하고 지켜왔다. 천주교에서 사순절이 갖는 의미는 제2바티칸 공회의의 결정에 따라 교황 바오로 6세가 1963년 말에 발표한 전례헌장 102항에서 찾아볼 수 있다.

헌장을 보면 로마교황청은 사순절을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신비를 총망라한 교회력 또는 전례력의 중요한 하나의 계절’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니케아 공의회(325년) 제5법령으로 규정된 사순절은 재의 수요일과 성 금요일을 기념하며 사순절 기간 참회의 시간을 갖고, 금식, 금욕 생활을 한다.

반면 개신교계에서는 사순절 기간이 처음으로 언급된 것이 성경이 아닌 니케아 공의회였기 때문에 사순절을 큰 절기로 지키지는 않았다. 성공회, 루터파 등 일부 교회에서 교회력 절기로 정해 지키고 있지만 모든 교단이 엄격하게 지켜오지는 않았다.

우리나라에 사순절을 지키지 않는 교단으로는 예수교장로교(예장) 합동 총회 등 보수적 성향의 교단이 대표적이다. 예장 합동은 1999년 열린 교단 정기총회에서 사순절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내고 사순절에 대해 “사순절이 교회의 절기가 아니고 천주교와 성공회의 고정된 절기인 만큼 성경적 절기로 보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 예장 합동은 ‘사순절의 의미와 기원행사 등 지킬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교단 내에서 설문 조사한 결과, 교인 대다수가 대부분 사순절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고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를 통해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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