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영변+α’와 ‘제재해제’라는 핵심 사안에 부딪혀 빈손으로 끝났다. 그렇긴 해도 회담 중단 이후 북미 상호 간 비난이 없었다는 점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몇 차례 걸쳐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중재자 역할 요청 등 상황으로 미루어볼 때 대화가 완전히 단절된 것은 아니다. 다만 대화 재개에 이르기까지 특히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더욱 커졌음을 부인할 바 없다.

북미 간 대화 재개 여건이 성숙되기까지는 여러 문제가 따라 기간이 걸릴 테지만 현 상황에서는 미국과 북한 모두가 대화를 통해 양국이 목적하고 추구하는 바를 얻으려면 대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남북한과 미국이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렵사리 마련돼온 1,2차 북미정상회담이 원점으로 돌아간다면 양국은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평화를 갈망해왔던 국가들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되는 것은 뻔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한반도 운전자론을 주창해온 문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에 적극 나서서 먼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를 선행해 북미 간 갈등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며, 공동 이익 추구를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과도 많은 대화를 통해 북미 간 입장이 합치에 이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정부가 남북 훈풍으로 북미협상 추동을 구상한다고 하지만 중재 과정에서 민간의 희망사항도 곁들여야 하는 바, 다름 아닌 해묵은 숙제인 개성공단 가동 재개와 금강산 관광 재개이다. 이 문제가 비핵화를 위한 핵심 사안은 아니지만 이미 남북 간에는 합의된 만큼 개성공단 제재 해제 또는 UN제제의 예외 인정해주기를 미국측과 잘 협의해야 한다. 북한이 희망하고 있는 이 문제에 대해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적극 나서서 해결해준다면 북한이 비핵화를 더 전향적으로 나설 수도 있고, 꼬인 대화의 물꼬를 다시 트이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북미정상회담 재개가 낙관적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영변+α’와 ‘제재해제’ 쟁점이 복잡한 것은 사실이지만 문 대통령이 적극 나서서 남북이 원하는 개성공단ㆍ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미국 측과 잘 해결하는 한편, 친북한정책을 쓰고 있는 중국, 러시아 등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북미대화가 조속 재개되도록 하는 것이 우선적이다. 야당에서는 국제공조에 역행한다는 말도 나오지만 문 대통령의 노력으로 북미관계가 개선돼 비핵화가 이루어지고, 그 전에 하루빨리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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