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4개월 만에 주중대사로 컴백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돌려막기 인사’에 대한 국민의 비판이 거세다. 특히 외교경력이 전무한 경영학과 교수 출신을 정년퇴임한 지 5일 만에 다시 불러들인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자신을 ‘이상주의자’라고 소개할 만큼, 위험에 처한 한국의 경제적 현실과 동떨어진 인물을 가장 중요한 1급 국제적 사안인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필요한 핵심적 위치에 내정한다는 생각은 과연 누구 머릿속에서 나왔는지 묻고 싶다.

장하성 전 실장은 최근 자신의 교수 퇴임식에서 “나는 감히 계속해서 철없이 무지개를 좇는 소년으로 살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서민이나 중산층이 바라봤을 땐 100억이라는 비현실적인 자산을 보유한 강남 좌파 장 전 실장의 상황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무지개빛 이야기다.

청와대는 지금 국민소통수석이 존재하는 지도 의문이다. 장하성 전 실장의 뉴스 댓글을 확인해보면 장하성을 비판함과 동시에 수천개의 글들이 ‘돌려막기’ 인사 정책을 곱씹으며 무능한 문재인 정부가 점점 동력을 상실해가고 있다며 이를 갈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집권 초 “인재를 고르게 등용하겠다”며 균형인사·탕평인사를 약속했다. 그러나 최근 이어져 온 문 정부의 인재풀은 ‘회전문’ ‘돌려막기’ 키워드가 줄줄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그러나 허술한 인사정책으로 비판받고 있는 청와대는 여전히 국민이 듣기 싫어하는 항변을 지속하고 있다. 장하성 전 실장이 청와대 1기 멤버로 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북미 대화 재개로 비핵화가 진전될 경우 안보협력체 구상을 중국에 잘 설명하고 협력을 이끌어낼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어 한마디 못하는 외교 경험이 없는 장 전 실장이 현재 북미정상회담 협상 결렬로 양국의 눈치를 보고 있는 한국의 입장을 중국에 어떻게 전달하며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중국과 어떻게 대화를 풀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한중 간 사드 갈등, 북한 비핵화 등 다양한 한중관계 현안에서 막중한 역할론도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의 인사 돌려막기 전례는 이번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의 전 오른팔이었던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퇴임한 지 한 달 만에 대통령 특임 아랍에미리트(UAE) 외교특별보좌관으로 컴백했다. 재임 내내 논란이 많았던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 담당 행정관도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에 재임용됐다. 장하성 전 정책실장은 서민들, 중산층에게 버거운 짐을 안겼던 인물이다. 그가 주장해온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이 얼마나 효과가 나타날지 올해 두고 볼 일이다. 장 전 실장은 청년층, 노년층, 저소득층 고용과 소득을 확대하고, 가계지출을 줄이는 다양한 정책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했지만, 개선된 것은 전혀 없었다.

문 정부는 이것도 모자라 김현미 국토교통부, 김부겸 행정안전부, 김영춘 해양수산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원년 멤버 장관들 대신 다른 현역의원들을 다수 입각시켜 국정 쇄신은 커녕 ‘총선용 돌려막기’ 인사정책을 펼치려 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한중관계가 수교밀월 관계에서 전략적 압박 관계로 바뀐 현 상황에서 언제까지 비전문가들을 보은인사로 대체할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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