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5일 서울 에서 광화문광장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천지일보 2019.3.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5일 서울 에서 광화문광장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천지일보 2019.3.5

5일째 미세먼지 비상조치
12개시·도 비상 제주 처음
“엄중한 상황 적극적 대응”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급 발암물질인 초미세먼지가 며칠째 한반도 상공을 뒤덮어 초비상이다.

환경부와 서울시는 5일 오전 1시를 기해 서울과 경기도에 초미세먼지(PM-2.5) 경보를 발령했다. 또한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수도권, 충청권, 전라권, 강원 영서, 제주 등 총 12개 시·도에서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했다.

서울·인천·경기·세종·충남·충북은 5일 연속, 대전은 4일 연속, 광주·전남은 이틀 연속 발령이다. 제주에서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서울시는 서울 지역의 총중량 2.5t 이상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는 한편 12개 시·도의 행정·공공기관에서 차량 2부제를 실시했다. 서울에선 51개 지점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수도권에 등록된 총중량 2.5t 이상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제한 위반 여부를 단속했다. 시는 서울시청과 구청, 산하기관, 투자 출연기관 등 공공기관 주차장 441곳을 전면 폐쇄했다.

민간 사업장·공사장의 비상저감조치 참여도 이어졌다. 석탄화력발전소, 제철공장, 석유화학·정제공장, 시멘트제조공장 등 미세먼지 다량 배출 사업장에서는 조업시간 변경, 가동률 조정 또는 효율개선 등 조치를 취해 미세먼지 감소에 안간힘을 쏟았다.

날림(비산)먼지를 발생시키는 건설공사장에서는 공사시간 변경·조정, 살수차 운영, 방진 덮개 등 날림먼지 억제조치를 해가며 해야 한다.

의무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지난해 4월 환경부와 자발적 협약을 맺은 수도권 소재 51개 민간 사업장도 자체적인 비상저감조치를 시행에 들어갔다. 이들은 민간 전기·가스증기압, 제철제강업, 비금속광물제조업 등 대형 사업장으로 수도권 미세먼지의 80%를 배출한다.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는 화력발전의 출력을 80%로 제한하는 상한제약도 5일 연속 시행됐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을 나타내며 수도권을 포함한 일부지역에 닷새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5일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19.3.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을 나타내며 수도권을 포함한 일부지역에 닷새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5일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19.3.5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전날에 이어 5일에도 정부세종청사에서 수도권과 충청권 등 12개 시도 부단체장들과 긴급 점검회의를 가졌다. 조 장관은 “현 상황이 엄중하다. (지난달 15일) 미세먼지특별법을 시행한 뒤 차량 운행 제한과 사업장·공사장의 조업시간 조정 등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 만큼 각 시도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 관계자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보다 더 효과가 좋은 방법을 찾고 있다”며 “다른 부처와 협의해야 할 사항이지만 강제 휴업 등도 고려해야 하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호흡기 또는 심혈관질환이 있는 시민과 노약자, 어린이 등은 외출을 자제해야 하며, 실외 활동 및 외출 시에는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청정지역이던 제주도 역시 미세먼지 비상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전날 ‘보통’ 수준이던 제주와 경남 역시 5일 ‘나쁨’ 이상으로 예보하는 등 지자체별로 비상조치에 들어갔다.

7일까지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 유지되면 2015년 초미세먼지 예보 이래 최장기 연속 ‘나쁨’ 일수로 기록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최장기 연속 ‘나쁨’ 일수는 2018년 3월 23일부터 30일까지 8일간이다.

시민들도 미온적인 정부 대책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한진권(50대, 남)씨는 “정부의 미세먼지 정책이 실효성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명확한 원인을 밝히지도 못하고 구체적인 대책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꼬집었다.

광화문광장에서 만난 이정희(34, 여)씨는 건강문제를 지적하며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 많아 외출을 자제하지만 집안에만 있을 수 없다”며 “시내를 다니는 경우 기침·가래가 심해진다. 눈도 따갑고, 숨 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10μm/m³ 높아질 때 폐암 발생률은 9%씩 함께 상승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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