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젤스톤 심요섭(가운데) 대표가 장례절차를 마친 후 고객인 박성환(65, 가명)씨와 박준태(38, 가명) 씨에게 애견 ‘꽁돌이’의 유골로 만든 ‘스톤’을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애견장례업체 ‘엔젤스톤’ 심요섭 대표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매년 늘어나면서 애완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고 삶의 동반자로 생각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같이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던 반려동물이 어느 날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했을 경우 상실감과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처럼 애완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애완동물장묘사와 애완동물장의사란 이색적인 직업이 생겨났다.

최근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양택리에 있는 애견장례업체 ‘엔젤스톤’ 심요섭 대표를 만나 이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심 대표에 따르면 국내에는 현재 대략 8개의 애견장례업체가 있으며 이 가운데 6군데가 인구가 많이 밀집돼 있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1999년 일본의 애견장묘업체가 국내에 소개되면서 몇몇 업체가 애견장례 업무를 시작했고 2000년도부터 본격적인 애견장례서비스가 시작됐다.

하지만 2008년 동물보호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동물장묘업에 대한 법적인 기반이 마련돼 있지 않아 대부분 업체가 불법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었다고 심 대표는 전했다.

또한 그는 “애견장례업체를 아는 사람은 3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법이 생긴 지 2년밖에 안된데다가 국가에서 홍보를 하지 않고 있다”며 “단지 동물병원에서 홍보해주거나 방문한 고객의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폐기물을 태우는 엔지니어였던 심 대표는 2004년 일본에 소각로를 수출하면서 일본의 발달된 화장 문화를 보고 힌트를 얻어 2005년에 무허가로 시작했다가 2008년도에 애견 장례업을 정식으로 등록했다.

▲ 엔젤스톤을 통해 기르던 애견의 장례절차를 마친 박성환(65, 가명) 씨와 박준태(38, 가명) 씨가 애견 ‘꽁돌이’의 유골로 만든 ‘스톤’을 들고 슬픈 기색을 띄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그는 “사람과 동물의 장례식 차이는 비용이나 규모만 다를 뿐 모든 형식은 같다”며 “대부분 하루에 모든 장례절차를 끝내는 경우도 있지만 애견에 남달리 깊은 정을 들인 고객의 경우 3일장도 치루기도 한다”고 밝혔다.

보통 애완동물이 사망했다고 장례의뢰가 들어오면 업체 관계자는 고객과 장례절차를 논의한 후 자택으로 영구차를 보낸다.

그 뒤 애완동물의 사체를 거둬 깨끗이 목욕시켜 수의를 입히는 과정인 염습(殮襲)을 거쳐 입관하게 된다.

입관이 끝나면 발인을 하게 되며 고객의 종교에 따라 장례예식을 치룬 뒤 곧바로 화장 후 유골을 수습해 고객에게 인도하면서 모든 예식을 마치게 된다. 고객에게 인계된 유골은 업체가 보유한 납골당에 안치하거나 야외, 강가에 뿌려진다.

심 대표가 창업한 엔젤스톤은 동종 업계의 다른 애견장례업체와는 뚜렷한 차별성이 있다.

그는 “우리 회사의 특징은 친환경 화장로를 갖추고 연료를 개스로 쓰는 것과 유골 주얼리를 만드는 것”이라며 “특히 유골 주얼리는 특허를 내서 다른 업체에서 따라할 수 없는 우리 회사만의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일반 애견장례업체는 화장 후 납골하면 끝이지만 유골 주얼리란 무궁무진한 아이템을 통해 엄청난 부가가치를 형성해내고 있다고 심 대표는 설명했다.

한편 심 대표는 “무허가 애견장례업체로 인해 애꿎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우려가 크다”며 “지자체에 장묘업으로 등록했는지, 폐기물 처리 시설 허가를 받았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전국적으로 8곳의 애견장례업체 중 절반 이상이 무허가로 운영되고 있다”며 “벌써 3군데 업체가 사라지는 바람에 그 업체의 납골당도 없어져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수백만 원의 벌금만 물면 영업을 계속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현행 솜방망이 처벌 규정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심 대표는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심 대표는 애완동물장의사가 되기 위해선 “반려동물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이 일을 하기 힘들다”며 “애완동물을 잃은 사람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격려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엔젤스톤 내에 시설된 애견 납골당 앞에 서 있는 심요섭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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