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TV 뉴스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한 모습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2.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TV 뉴스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한 모습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2.26

진보 “부정적 평가는 섣불러” vs 보수 “北완전한 비핵화 먼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합의 결렬이라는 상황에 개신교계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교회와 교류 및 인도적 지원을 계획했던 단체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부 단체들은 미국이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보수진영에서는 성급한 합의보다는 완벽한 비핵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이번 회담 결렬에 하나님이 개입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개신교 진보진영 교단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 목사는 예장통합 교단지와 인터뷰를 통해 “좋은 결과를 기대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어 당혹스럽고 힘이 빠진다”고 밝혔다.

NCCK 총무 이홍정 목사는 “한반도 평화환경을 조성하는 데 북미 정상회담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북미 정상회담이 기대했던 바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고 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 좌절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이런 때일수록 우리 교회와 민이 다시 한번 역사의 주체의식을 갖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새로운 동력을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이 목사는 “북미정상회담이 소정의 결실을 맺지 못하고 상당기간 체류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남북이 조금 더 자주적 노력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정부도 그동안 민을 배제하고 정상들 간, 정부 간의 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수렴해갔는데 이제는 민과 함께 가는 정책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 아닌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기독교 여성을 주축으로 평화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YWCA도 논평을 내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아직 협상은 첫 단계이며 부정적 평가를 내리는 것은 섣부른 결론”이라며 “유엔은 이번 회담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와 지속 가능한 평화로 발전하기 위한 ‘용기 있는 외교’가 구축됐다고 평가했다”고 낙관했다.

또 이들은 회담 이후, 북한이 노동신문을 통해 ‘이번 회담이 조선(한)반도와 지역, 세계의 평화와 안전에 이바지하는 의미 있는 계기’라고 평한 점과 미국 백악관이 ‘비핵화와 경제 관련한 구상 논의에서 건설적인 회담’이었다고 평가한 점을 들어 “북미 양측 모두 차후 회담에 대한 지속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시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미국, 북한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으로 양국 간 대화의 완전한 타결을 결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YWCA는 “오랜 과거의 적대적 관계를 해소하고 신뢰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북미가 상호 존중과 평화적 해결방법을 전제로 한 교류와 협의의 과정을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북미가 진전된 대화에 이르기 위해서는 1차 회담의 결의 사항을 이행하려는 구체적인 실천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미국이 지난해 추가적으로 북한 제재를 시행해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의 이행 등이 미뤄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미국의 제재 완화와 더불어 북한의 비핵화 노력은 북미 간 대화의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이루어가는 필수 조건이라고 피력했다.

한국교회 보수진영에서도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교회 보수진영 교단연합기구인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은 논평을 내고 ‘완전한 비핵화’를 앞세우며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하지 않은 데 대해 호평했다.

한교연은 “만일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성과에 대한 조급증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본질과 핵심에서 벗어난 지엽적인 문제에 합의해줬더라면 오히려 한반도의 평화로 가는 길은 더 멀어지고 험난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전능자(하나님)께서 개입하신 것이라 여겨진다”고 평가했다.

한교연은 “북한은 우리 국민과 미국, 국제사회가 모두 원하는 한반도의 평화보다는 핵무기를 끝까지 움켜쥐고 향후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음으로써 3대 세습 철권 통치 체제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도를 다시 한 번 드러낸 셈”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한교연은 “북한이 회담 실패에 대한 분풀이로 또다시 핵실험을 재개하고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감행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밝히며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그 어떤 안보 위기상황에도 투철한 안보의식으로 똘똘 뭉쳐 철저하게 대비함으로써 작금의 상황에 슬기롭게 대처해나가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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