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通] 2차 북·미정상회담과 트럼프
[중국通] 2차 북·미정상회담과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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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그야말로 산 넘고 물 건너 66시간여를 달려 베트남 하노이에 갔다. “비핵화가 준비되지 않았다면 여길 왜 왔겠는가?” 라고 말한 김정은 국무 위원장의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회담결렬 후를 보면 분명 할 생각은 있었지만 단계적 그리고 행동대행동으로 하겠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핵을 갖고 있어야 북한은 속칭 대우를 받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라도 핵을 끝까지 폐기하지 않고 동결수준에서 인정받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진실게임으로까지 번지는 회담 결렬 후 상황을 보면 북한은 당장 어려운 체재유지를 위한 경제제재 해제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일단을 볼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만 제외하고 이수용 심지어 현송월까지 베트남 경제 시설을 방문하는 것을 보면 이를 증명해 준다. 회담 결렬 당일 자정을 넘어 12분간 진행된 북한의 공식적 현지 첫 반응을 보면 알 수 있다. 리영호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이 참석한 회담은 비록 스탠딩이지만 이전에 볼 수 없었던 5분의 기자들 질문에 답변도 있었다. 7분간 리영호가 낭독하고 나가버린 후 최 부상이 서서 넘치는 기자들에게 답변을 한 것이다. 2016~2017년간 안보리 제재 11건 중 ‘민수와 인민 경제’와 관련된 5건만 제재를 부분적으로 완화 해달라고 했다는 요지이다. 트럼프의 주장대로 전면적 해제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반론이다. 때문에 어느 쪽이 진실인지 알 길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8개월 만에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사실과 거짓들이 하나하나 나오겠지만 현시점에서 양국의 공식적 주장을 보면 미국이 하노이 선언을 원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입에서도 나왔지만 집사였던 마이클 코언의 의회 청문회가 이틀만이라도 늦게 열렸다면 상황이 좀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고 보인다. 한국에서는 하루 종일 북미 베트남 회담에 귀를 쫑긋 세우고 모든 언론과 국민들이 집중했지만, 미국에서는 코언의 청문회가 더욱 비중 있게 다뤄졌다. 오랫동안 집사를 했다. 변호사 출신이다. 노회하게도 본인이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수준에서 트럼프에 관련된 개인적 평가까지 토해냈다. 가장 측근이면서 집사 겸 해결사가 배신한 것이다. 트럼프는 “인종주의 자이고 사기꾼”이라고 말이다. 미국에서 인종주의자는 중상류이상의 신분을 유지하는 사람들 사이에 가장 품성적으로 비난받는 표징이다. 이럴 바에는 빅딜(BIG DEAL)이 어렵다면 아예 노딜(NO DEAL)이 좋겠다는 트럼프 협상 전문가의 판단이 있었다. 미국 국내에서도 이렇게 역사적 회담을 폄하할 분위기이고, 회담을 해봐도 북한은 비핵화에 대해서는 요지부동이고, 괜히 몇가지 제재만 해주면 앞문이 열리고, 중국 러시아에게 좋지 않은 사인을 줘 뒷문까지 열리는 사면초가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물론 확대정상회담이 진행 될 때 그동안 참석하지 않았던 대북강경파 볼턴의 등장이 많은 것을 암시도 하지만, 자칭 협상의 전문가 트럼프의 주장과 판단이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구조 아닌가. “언제든 협상장을 떠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트럼프의 평소 협상에 있어 전략이 이번에도 적용 된 것이다. 결렬 후 기자 회견에서도 느닷없이 중국과 무역협상 얘기를 하면서 지금도 어렵게 진행되고 있는 무역협상이 깨질 수도 있다고 화두를 던진 것이다.

어디로 튈지 모를 트럼프가 오히려 외교적 단계를 밝아 하나씩 채근해가는 협상보다, 추진력을 담보하고 의외의 결과를 만들기에 기대를 하기도 했다. 탑다운으로 해결하는 미국의 유일한 공개적 지도자로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방식의 리스크도 확인됐다. 다행이도 양국은 완전히 판을 깨겠다는 것은 아니다. 이때 한국의 절실한 등장이 필요하다. 우리 문제이니 그동안 역할의 한계가 있었지만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빨리 트럼프를 만나고 재선에 유리한 스케줄을 제시해줘야 개인주의자 트럼프는 영웅심리로 해결해 낼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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