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손성환 기자]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찬을 가졌다. 오른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믹 멀베이니 미 대통령 비서실장,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미국 측 통역,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북한 측 통역,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용호 외무상. (출처: 백악관 트위터)ⓒ천지일보 2019.2.27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찬을 가졌다. 오른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믹 멀베이니 미 대통령 비서실장,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미국 측 통역,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북한 측 통역,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용호 외무상. (출처: 백악관 트위터)ⓒ천지일보 2019.2.27

[천지일보=이솜 기자]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합의 실패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의 오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에 수용하기 어려운 일괄 타결을 북한에 요구했고, 김 위원장 역시 ‘영변 핵시설 카드’로 핵심 대북제재를 끌어낼 수 있다고 잘못 계산했다는 설명이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 관여한 당국자 6명과 인터뷰를 토대로 이같이 평가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사항은 역대 미국 행정부에서 북한의 반대에 부닥쳤던 내용과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었음을 지적했다.

북한에 대북제재 해제 등 경제발전을 보여주면서 모든 핵무기와 시설을 포기하라는 요구다. 미국의 한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크게 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마이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진들은 일괄타결 방식의 비핵화 가능성을 사실상 ‘제로’로 봤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 또한 오판한 것으로 보인다. 영변 핵시설 폐기의 대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핵심적인 제재조항들을 해제하자는 요구는 미국으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뉴욕타임스는 “워싱턴의 ‘마이클 코언 청문회’를 뒤덮을 신문 헤드라인이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제안을 받아들이려고 했는지 아닌지는 명확하지 않다”면서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영변만으로 합의하면 곳곳에 핵 프로그램을 숨겨둔 젊은 지도자에게 속아 넘어가는 것으로 비칠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과 미국은 실무협상에서부터 뚜렷한 시각차가 있었고, 협상 과정에서도 좁혀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실무협상에서 노후화된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제재 완화가 어렵다는 입장을 북한에 달했지만, 북한 협상팀은 ‘오직 김 위원장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영변 핵시설 내부의 어떤 시설을 해체할지에 대해서도 일관성이 없었다는 것이다.

NYT는 “결국 과도한 자아(ego)가 나쁜 베팅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익명의 당국자는 CNN방송에 “김 위원장은 ‘백업 플랜’이 없었다”면서 “선언문에 서명할 것으로 매우 자신있게 기대하면서 하노이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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