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선수촌에서 인라인롤러 장거리의 최강자인 우효숙을 만났다. [사진=김영환 작가]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와 함영훈 화가가 함께 떠나는 스포츠 in 열정- 광저우 특별취재 ②
“영원한 라이벌 궉채이에게 집중된 시선 섭섭”
악착같이 실력으로 인정하고자 노력해 정상에 서다

[광저우,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이번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인라인롤러(스피드, 피겨)는 9개의 금메달 중 스피드에서만 6개의 금맥이 기대되고 있다.

대회 막바지에 다다른 23일부터 26일까지 경기가 열리는 가운데 인라인롤러선수단은 19일부터 광저우에 도착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 중 여자 1만m에서 금메달이 기대되는 우효숙(24)을 함영훈 화가와 ‘스포츠로 이야기하다-열정전 미술전시회’ 인터뷰를 위해 함께 만났다.

선글라스와 헬멧까지 갖춰 쓰고 훈련에 집중할 때는 승부욕에 불탄 여전사의 포스를 내뿜었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수줍은 아가씨였다.

인라인롤러는 대회가 열리기 2년 전에야 비로소 정식종목으로 채택이 결정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따라서 우효숙도 아시안게임은 물론 선수촌 생활 모든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우효숙은 “현지에 도착했을 때는 긴장이 많이 됐지만, 훈련을 거듭하면서 컨디션도 최상으로 올려서 지금은 덤덤하다”라고 경기를 앞둔 속내를 비췄다. 또 첫 선수촌 생활에 대해서는 “굉장히 설레고, 좋아하는 다른 종목 선수들도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우효숙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을 직접 보게 돼 좋았다고 한다. 함영훈 작가를 통해 배드민턴의 이용대를 같이 만나게 되자 같은 운동선수이면서도 수줍은 소녀인양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심지어는 이용대에게 자신의 유니폼에 사인까지 받기도 했다. 사인 받은 유니폼을 입고 뛰면 반드시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마냥 행복해했다.

▲ 우효숙은 장비를 갖춰 입었을 때는 평소 수줍은 소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사진=김영환 작가] ⓒ천지일보(뉴스천지)
사실 우효숙은 정상에 서기까지 많은 시련을 겪었다. 특히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라이벌 궉채이와의 관계다. 많은 사람들은 인라인을 대표하는 선수로 ‘인라인 요정’ 궉채이(23)를 먼저 떠올린다. 이 때문에 우효숙의 마음고생도 심했다.

우효숙은 “채이는 나에게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게 하는 좋은 경쟁 상대이지만, 언론들은 늘 궉채이만 부각시킨다”고 말했다. “채이가 우승하면 언론에선 역시 궉채이라면서 크게 다루지만, 나는 우승을 해도 운이 좋아서였다고만 여긴다”며 질투도 많이 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우효숙은 더 이를 악물고 제대로 된 실력을 인정받고자 악착같이 노력했고, 결국 세간의 무관심이 그를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한 것이다.

우효숙은 2007년 세계선수권 2관왕에 2009년까지 한국 최초로 3회 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하면서 실력을 인정받고자 했지만, 아직까지도 궉채이를 더 많이 알아준다는 점에 섭섭함을 나타냈다.

장거리의 최강자이지만 우효숙은 자신이 순발력은 굉장히 약한 것이 흠이라고 스스로 지적하는 반면 지구력은 굉장히 뛰어나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인라인계의 산소탱크 여자 ‘박지성’이나 다름없다.

우효숙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달리고 있지만, 당장은 인천아시안게임에선 인라인롤러가 정식종목에서 제외돼 걱정이 앞서고 있다. 이번에 인라인에 출전한 한국선수단이 좋은 성적을 거둬야만 다음 대회에서 다시 정식종목으로 이끌어 낼 가능성이 생길 수가 있다. 우효숙이 이번에 꼭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 하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우효숙은 “인라인롤러가 비인기 종목이라 설움이 많은데, 사실 알고 보면 매력도 많고 박진감 넘치는 것은 물론 볼거리가 많은 스포츠다”며 “몰라줘서 아쉽지만 이번 대회에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우효숙은 동료 이지현(23)과 함께 24일 오전 10시 여자 스피드 1만m에 출전해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편 대한장애인체육회와 함께 하는 함영훈 화가의 ‘스포츠로 이야기하다-열정전 미술전시회’는 향후 차유람 장미란 박찬호 이승엽 김연아 박지성 등의 스포츠 스타와 인터뷰가 진행될 계획이다. 

▲ 함영훈 화가(오른쪽)와 우효숙 선수 [사진=김영환 작가]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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