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 어록집,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인생 지침서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를 내지 않으니 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人不知 而不溫 不亦君子乎).

이 구절을 두고 국악계의 대부 황병기 선생은 “요즘 사람들은 ‘남이 나를 몰라준다’고 고민하지 ‘내가 남을 몰라주는’ 것은 걱정하지 않는다”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예나 지금이나 공자(기원전 551~479년)의 <논어>는 줄곧 회자되고 있는 불후의 고전이다. 공자의 가르침은 유교의 기본이기도 하나 사람이라면 ‘마땅히’ 지켜야 할 기본적인 수칙이기 때문이다. 주옥같은 고전은 한국과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인생을 논하는 철학서에서 국가 통치서로 자리 잡았다.

<논어> 첫 장을 펼치면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는 구절로 배움(學)을 강조한다. 그리고 마지막은 ‘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으며, 예를 알지 못하면 설 수 없으며,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不知命 無以爲君子也 不知禮 無以立也 不知言 無以知人也)’는 것으로 ‘앎(知)’으로 마무리한다. 한마디로 <논어>는 배워서 아는 법을 사람들에게 알려 주는 지침서다.

중국 최초의 어록집인 <논어>는 공자 제자들이 편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論)’은 여러 사람들에게 받은 질문을 공자가 답하거나 토론한 것이며, ‘어(語)’는 공자가 제자들에게 가르친 것을 의미한다.

공자의 어록집은 문장이 짧고 일부 글들은 구어체로 기록돼 읽기가 다른 고서들과 달리 수월하다. 학이(學而) 위정(爲政) 팔일(八佾) 이인(異仁) 등 20편과 499장으로 구성됐으며, 이러한 편명(編名)은 첫 장의 첫 문장 머리 두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얼핏 보기에 ‘성의 없이’ 부여한 이름 같아 보이지만, 주석가들은 ‘위정’은 정치, ‘팔일’은 예악, ‘이인’은 인(仁) 등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논어>는 공자의 핵심 사상인 인(仁)과 중용이 잘 드러나는 데 ‘인’은 상대방을 대우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자기가 서고자 한다면 다른 사람을 세워 주고, 자기가 이루고자 한다면 다른 사람을 이루게 해야 한다(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라는 내용은 결국 ‘먼저 자신이 사람답게 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자기가 당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하지 말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먼저 할 수 있게 해라’ 등 인과 관련된 이야기를 펼쳐 나가고 있다.

공자는 중용에 대해서도 ‘예를 행하는 데 조화가 중요하다(禮之用 和爲貴)’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는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같다’는 과유불급과 일맥상통한다.

<논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생 지침서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시대적으로 현재와 맞지 않는 내용도 있지만 단순하면서도 명쾌해 두고두고 곱씹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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