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교보그룹 창업주 신용호, GS그룹 창업주 허만정, 동화약품 초대사장 민강,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 박인천 ⓒ천지일보 2019.3.1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교보그룹 창업주 신용호, GS그룹 창업주 허만정, 동화약품 초대사장 민강,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 박인천 ⓒ천지일보 2019.3.1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3.1절 100주년을 맞은 1일 전국적으로 이를 기념하는 행사들이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이와 함께 개인적으로, 혹은 기업 차원에서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기업들이 있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대표적인 기업으로 GS그룹, 교보그룹, 동화약품 등이 꼽히고 있다.

GS그룹 허만정 창업주는 경상남도 진주의 거부로 100여년 전 독립운동을 꾸준히 지원했으며 곡물, 면직물, 해산물을 판매하는 ‘백산상회’를 설립해 여기서 거둔 수익을 상해임시정부의 핵심 자금을 조달하는 등 독립자금을 대며 후원금을 마련하는 데 힘썼다.

허 창업주는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위해서는 교육이 바로서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진주고등학교와 진주여고를 설립하기도 했다.

교보생명의 신용호 창업주는 항일투쟁에 앞장섰다. 신 창업주는 부친 신예범 선생의 뜻에 따라 형 신용국, 신용율과 함께 항일투쟁을 했다.

신 창업주는 2세에 돈을 벌기 위해 중국으로 건너가 많은 독립운동가를 만나 도움을 줬고, 특히 독립사상가 신갑범 선생의 추천으로 독립운동자금을 모금하던 시인 이육사를 만나면서 독립운동 자금 마련을 위해 큰 사업가가 되기로 마음먹었고 현재의 교보를 만들었다.

특히 그가 이육사에게 반드시 큰 사업가가 돼 독립운동자금을 내놓겠다고 하자 이육사는 그에게 “대사업가가 돼 헐벗은 동포들을 구제하는 민족자본가가 되길 바라네”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후 신 창업주는 1940년 베이징에 ‘북일공사’를 설립해 곡물 유통업으로 큰 성공을 거뒀고, 이때 얻은 수익을 독립운동자금으로 지원했다.

그는 ‘교육이 민족의 미래’라는 신념으로 교육보험 사업을 결심하고 교보생명을 설립했고 그의 창립철학은 교육보험, 교보문고, 교보교육재단, 대산문화재단에 담겼다.

국내에서 오래된 기업으로 꼽히는 동화약품(창업 당시 동화약방) 역시 독립운동자금 조달 거점 기지로 활용됐다. 1897년 민병호 선생이 국내 최초 양약인 활명수를 개발해 아들 민강 초대사장과 함께 창업했다.

민강 초대사장은 1909년경 비밀결사대인 대동청년당을 조직해 한성임시정부 수립과 국민대회 개최를 추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을 펼쳤다.

민강 사장은 3.1운동 직후 체계화된 독립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대한민국임시정부와 국내 사이 비밀 연락망인 서울연통부를 운영해 국내외 정보 수집과 활명수 판매 금액을 상해임시정부 독립운동자금으로 전달하는 행정책임 역할을 맡았다.

그밖에 효성그룹 조홍제 창업주는 1926년 순종황제의 국장일을 기해 일어난 만세운동을 주동해 옥고를 치르기도 했으며, 유한양행 창업자 유일한 박사는 9세 때 선교사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유학갔고 이후 독립운동가로도 활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으로는 친일과 항일운동 논란 사이에서 재평가 대상으로 떠오르는 인물도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인천 창업주는 19세에 보통문관시험에 합격하고 일본 순사로 근무한 이력 때문에 친일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앞서 전남 나주보통학교에서 재학시절 일본인 교장 반대 항일운동에 참가한 이유로 퇴학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비록 개명(본명 박영남)까지 하고 일본순사가 돼 살아갈 수밖에 없었지만,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일제가 그에게 강제 징용자를 모집하라는 명령을 했으나 그가 거부했다는 점도 재평가 요인이 되고 있다. 박 창업자는 그 일로 인해 수십년간 공직생활을 마치고 46세의 늦은 나이에 나주에서 택시 2대로 창업을 해 현재의 금호그룹을 만들었다.

화신백화점의 박흥식 사장도 일본 총독과 내통하며 표면적으로는 친일행각을 보이긴 했으나 식민지 조선청년들의 취업난을 해소하고 독립운동가를 측면 지원했다는 점에서 재평가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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