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서의 3.1만세운동. (제공: 서울시)
종로에서의 3.1만세운동. (제공: 서울시)

일제강점기 벌였던 운동 중 구심점 돼

윌슨의 ‘민족 자격주의’에 자극받아

美 WP “日 군인, 소녀 손 훼손해도

소녀, 다른 손으로 선언서 들고 시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대한 독립 만세!”

1919년 3월 1일 서울 종로 탑골공원에서 외친 이 한마디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일제 강점기라는 어둠의 시대였던 우리나라를 빛과 같은 광복으로 이끌게 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국권 피탈로 대한제국이 멸망한 이후부터 일본에 10년째 지배를 받는 민족 수난기를 겪고 있었다. 우리 민족은 1910~1945년 35년간 나라, 언어, 문화 등 우리의 것을 찾기 위해 숭고한 목숨을 바쳤다.

3.1운동은 일제강점기 우리의 민족이 벌였던 운동 중에서 가장 구심점이 되는 사건이다. 3.1운동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차 세계대전이 막 끝난 시점에서 1918년 파리 강화 회의에서 미국 대통령 윌슨은 ‘각 민족은 스스로 민족의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는 민족 자결주의를 주창했다. 러시아 대표 블라디미르 레닌도 소수 민족의 해방을 주창하자 우리 민족은 이 흐름을 타서 독립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려야겠다고 결심했다.

1919년 2월 8일 일본 동경에서 당시 일본 유학생이었던 이광수, 최팔용, 김도연, 송계백 등은 독립선언서를 발표하고 적의 심장부인 YMCA 회관에서 만세 운동을 벌였다.

이에 자극을 받은 민족 대표 33인은 기미독립선언서와 태극기를 은밀히 인쇄하며 만세 운동을 계획한다. 거사 당인 민족 대표 33인은 운동을 벌이기로 했던 파고다 공원에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리자 이를 우려해 요리집 태화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선언서와 태극기를 나눠주기로 했던 학생들은 파고다 공원에서 기다려도 오지 않는 어른들을 뒤로하고 기미독립선언서를 낭독했고, 사람들이 모이자 준비된 태극기와 선언서를 나눠줬다.

한명의 작은 외침을 들은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 목소리를 높여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다. 한 많은 우리 민족의 외침은 전국을 넘어 만주와 연해주, 미국 등 외국으로까지 확산했으나 일본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실패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독립을 위한 시위, 운동은 있었다. 이처럼 실패한 3.1운동이 의미 있는 이유는 다른 나라처럼 무장 투쟁이 아닌 평화적 만세 시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당시 만세 운동을 본 미국의 대표적 신문이자 워싱턴에서 발행되는 워싱턴포스트(WP)는 “독립운동가들은 목표 달성을 위해 무력 사용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시위 도중 독립선언서를 들고 있던 한 소녀의 손을 일본 군인들이 장검으로 훼손했지만, 소녀는 다른 손에 선언서를 들고 시위를 이어갔고, 그러다 결국 남은 손마저 훼손됐다”고 보도했다.

무력을 사용해 운동을 저지하려 했던 일본과 다르게 오로지 폭력적 시위가 아닌 평화 운동으로 정정당당하고 질서정연하게 애끓는 한민족의 울부짖음을 전했다는 것이다.

3.1운동 이후 1920년대부터 우리 민족은 스스로 많은 자신감을 느끼게 됐고, 국내적으로 사회·경제·문화 운동을 벌이고 국외적으로 다양한 외교 활동과 의거 활동, 무장독립투쟁을 전개했다. 어둠의 시대였던 1910년대를 지나 1920년대부터 활발한 독립운동이 이어졌다.

3.1운동은 일본의 정치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총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일본은 방식을 무단정치에서 문화정치로 바꿨다.

이 운동은 당시 열방에 억압받는 다른 약소 민족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우리나라의 3.1운동 소식을 들은 인도의 ‘무저항 비폭력주의’를 외친 간디의 독립운동에 영향을 끼쳤다.

또 중국의 천안문 광장에서 중국 학생과 인민에게 반제국주의를 외친 ‘중국 5.4운동’에도 영향을 줬다. 이외에도 베트남, 필리핀, 이집트의 독립운동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한국외국어대학교 명예교수)는 지난달 26일 논평에서 “3.1운동의 정신은 민족자주와 민주, 통일, 비폭력 혁명”이라며 “3.1운동의 정신을 우리는 단기적으로 한반도 평화통일시대를 열고, 장기적으로 아시아적 국제적 가치로 발전·승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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