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원민음 기자]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 마지막 날인 28일 김천역에서 시민들이 TV 뉴스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터뷰 장면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2.28
[천지일보 원민음 기자]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 마지막 날인 28일 김천역에서 시민들이 TV 뉴스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터뷰 장면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2.28

결렬 소식 발표에 탄식 소리

시민들 다양한 의견 제시해

[천지일보 김천=원민음 기자]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종료된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시민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으로부터 261일 만에 다시 마주 앉은 두 정상은 관계를 개선하고 비핵화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만났다. 하지만 계속된 갈등의 주체인 북핵 문제로 이번 회담에선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김천역 대합실에 앉아있던 시민의 눈길은 회담을 진행하던 TV에 고정되어 있었다. 기차 시간을 기다리던 시민도 마찬가지로 지나가던 길을 멈춘 채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몇몇 시민의 탄식 소리가 들렸고, 고개를 끄덕이며 격앙된 목소리로 대화를 주고받는 시민도 있었다.

회담 시작까지만 하더라고 희망찬 소식을 가지고 올 것이라는 기대를 했지만, 갑작스러운 결렬 소식이 들려오자 대합실 앞 시민은 탄식이 섞인 실망감을 드러냈다.

대합실 앞에서 기차를 기다리던 차은경(가명, 32, 여, 대구시 북구)씨는 “실망스럽다. 협의라는 건 서로 협력해 의논해야 하는데 양측 다 양보하는 게 없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상황이라면 북미 정상회담을 진행해도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대학생 김현우(26, 남, 김천시 부곡동)씨는 “실제로 북핵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하노이 회담이었다”며 “미국은 핵 때문에 대우를 받는 북한의 입장을 고려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너무 강경하게 한다면 앞으로도 완전한 비핵화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지일보 원민음 기자]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 마지막 날인 28일 김천역에서 시민들이 TV 뉴스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터뷰 장면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2.28
[천지일보 원민음 기자]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 마지막 날인 28일 김천역에서 시민들이 TV 뉴스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터뷰 장면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2.28

이에 반해 결렬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세우는 시민도 있었다.

기차에서 내려 대합실에서 잠시 TV를 지켜보던 전태규(50, 남)씨는 “차라리 결렬된 게 잘됐다. 원칙대로 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더 많은 것을 원할 것”이라며 “미국이 계속 강경하게 나가 비핵화를 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文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을 더 중시하는 시민도 있었다. 전현준(29, 남, 김천시 신음동)씨는 “누가 생각해도 바로 100% 비핵화를 이루어내는 것은 어렵다”며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추가적인 회담이 열린다면 당근과 채찍을 잘 써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따르면 회담이 결렬된 원인으로 북한 비핵화 조치와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 간 인식 차 때문으로 드러났다. 북측은 영변 핵시설 폐기 대가로 전면적인 제재 완화를 최우선 상응 조치로 요구한 반면 미국은 영변 핵시설 폐기에 더한 대가를 요구해 합의가 결렬됐다는 것이다.

결국, 기존 입장과 주장을 지키면서 판이 깨졌다. 이 때문에 비핵화와 종전협정은 장기전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