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1절 100주년에 바라는 ‘평화세계’
[사설] 3.1절 100주년에 바라는 ‘평화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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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기미년 3월 1일 파고다 공원에는 수많은 인파가 모였다. 10년간 일제 군홧발에 짓밟히고 토지를 수탈당하고 고종의 독살설까지 들은 민중은 분노하고 있었다. 때마침 독립만세 운동이 진행된다는 소식에 민중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가슴에 묻고 파고다 공원에 모인 것이었다.

그러나 민족 대표 33인은 너무 많은 인파에 유혈사태를 우려해 태화관으로 자리를 옮긴 상태였다. 이 때 만학도 정재용이 팔각정에 올라 가슴에 품은 기미독립선언서를 읽어 내려갔다. “오등은 자에 아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로 시작된 독립선언서에는 민족대표들이 염원한 평화세계의 모습이 담겼다. 위력의 시대가 가고 도의의 시대가 도래하길 소망한 지 100년. 한반도는 여전히 반쪽의 광복을 맞고 있다. 세계유일 분단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국권을 침탈하고 인권을 유린한 일본은 여전히 역사왜곡을 일삼고 있다.

3.1절 100주년을 앞두고 치러진 북미정상회담은 모두의 바람을 깨고 무산됐다. 260여일 만에 북미 정상이 만났기에 전 세계의 관심과 기대는 컸다. 누구보다 우리 국민의 관심이 컸고 무산 직전까진 한반도 비핵화가 현실로 곧 다가오는 듯했다. 그러나 정치적 이유로 진행된 비핵화 논의는 아무런 합의도 이루지 못하고 파행으로 끝났다. 서로 신뢰하지 못한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일부 핵만 포기하고 제재완화를 희망한 북한 김정은과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답을 원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동상이몽 상태였음을 확인하고 마무리된 셈이다. 이번 결과는 한반도 평화무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밤이 깊으면 새벽이 가까운 법이라 희망이 없진 않다. 2년 전에도 북미가 전쟁 직전 상황까지 간 이후 해빙 무드가 찾아왔다. 다시 깊어진 북미 간 골로 인해 새로운 평화해법이 제시될지도 모른다. 위로부터의 평화가 아니라 민중에 의해 일어난 3.1절 평화운동처럼 아래로부터의 평화 물결이 한반도를 덮어 100년 전 바랐던 평화세계를 앞당기는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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