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조폐공사 쇼핑몰 캡쳐) ⓒ천지일보 2019.2.27 ⓒ천지일보 2019.2.27
(출처: 한국조폐공사 쇼핑몰 캡쳐) ⓒ천지일보 2019.2.27 ⓒ천지일보 2019.2.27
 

“추기경도 메달 판매 원했을까”
메달 판매 소식에 네티즌 ‘씁쓸’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평생 사랑과 나눔을 몸소 실천했던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년을 맞아 김 추기경의 얼굴과 자화상이 새겨진 기념 메달이 발행됐다. 메달은 전국 농협과 우체국, 현대백화점 등지에서 판매됐다. 이 중 최고가 메달은 무려 240여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으로,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본지는 금·은·동 메달로 나누어 판매한 가격에 대한 팩트를 체크해봤다.

지난 11일 한국조폐공사는 해당 메달을 22일까지 선착순으로 판매하겠다고 홍보했다. 이어 같은 날 서울 중구 명동성당 1989 광장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년 기념 전시회’에서 기념 메달을 공개하고 이 자리에서 ‘바보의나눔’ 재단 이사장 손희송 주교와 한국조폐공사 조용만 사장이 후원약정식을 체결했다.

이들은 “종교를 떠나 한국 근·현대 사회의 정신적 지주로서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실천한 김수환 추기경의 삶과 신앙을 추억한다”며 “수익 가운데 일부는 김수환 추기경의 뜻을 기리는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에 기부한다”고 기념메달 구매를 권했다.

한국조폐공사 쇼핑몰에 따르면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년 기념 메달’은 백동메달, 은메달, 금메달 총 3개로 제작됐으며 특히 은메달의 경우 한국 최초로 ‘블랙로듐 부분 도금’을 새겼다. 발행량은 동메달 1만장, 은메달, 5000장, 금메달 1000장으로 한정 수량 판매됐다.

문제는 기념 메달의 가격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99.9% 순금 31.1g(1온스)으로 제작됐다는 금메달은 242만원, 순은 31.1g으로 제작되는 은메달은 19만 5000원이며, 동메달은 4만 9500원이다.

27일 기준 금시세(1g당 4만 7721원)로 따져보면 순금 31.1g은 148만 4148원이다. 금 원가에 93만원 가량이 제작비로 붙은 셈이다.

기념 메달 발행 판매 소식에 한 누리꾼은 SNS를 통해 “기념하는 것은 좋은데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도 든다”며 “추기경님께서 이를 보며 기뻐하실까”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돌아가신 추기경님도 이런 걸 원하지 않으셨을 텐데 가치로운 정신은 어디 가고 돈만 난무하는 세상 교회가 몸소 실천하고 있군요”라고 하기도 했다.

김 추기경은 마지막까지도 각막을 기증하고 떠났으며, 통장에 남은 잔액 340만원까지도 이주노동자들에게 전달하는 등 무소유의 삶을 실천해 사회의 본보기가 됐다. 이에 가난한 이와 약자를 위해 일했던 김 추기경의 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비난의 여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은행은 2014년 이례적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이라는 특정 인물을 대상으로 한 화폐를 제작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기념주화나 메달은 수집용인 만큼 투기적 성격이 강해 시간이 지날수록 값어치가 오른다.

김수환 추기경. (출처: 한국조폐공사 쇼핑몰 캡쳐) ⓒ천지일보 2019.2.27
김수환 추기경. (출처: 한국조폐공사 쇼핑몰 캡쳐) ⓒ천지일보 2019.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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