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PD수첩 캡처)
(출처: PD수첩 캡처)

서울교회 재정 비리 의혹… 차명계좌 413개 존재

박노철 목사 “차명계좌 이용한 명백한 횡령”

이종윤 목사 “자연스럽게 계좌가 갱신된 것”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MBC PD수첩이 비리와 내분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서울교회를 집중 취재한 결과, 서울교회 법인으로 개설된 약 400개의 차명계좌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서울교회 사태 논란이 더욱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도에 따르면 2011년부터 담임목사를 맡았던 박노철 목사와 그를 따르는 교인들은 창립멤버이자 원로 목사인 이종윤 목사의 재정 비리를 주장했다. 서울교회 서고에서 교회의 명의로 413개의 금융계좌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차명 거래의 입출금 거래는 모두 현금 거래로 돼 있었고, 입금자명이 밝혀지지 않는 등 돈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추적하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목사측 신도는 “맨 처음 찾을 때는 우리 통장 해봐야 10개나 20개 정도 했는데 계속 쏟아지는 거 보니까 나중에는 우리 것 아닌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황당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목사측은 이 목사와 서울교회의 재정을 담당하고 있는 오정수 장로의 비리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목사 측 교인들은 “서울교회 내부의 회계 관리 시스템은 7단계의 결재가 필요한 시스템으로 투명하게 회계 처리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재정비리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오히려 “박 목사가 안식년과 재신임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목사가 재신임에 자신이 없어 재정비리라는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서울교회 서고에서 발견된 재정 관련 서류들에서 4개 법인 이름으로 413개의 금융 계좌가 개설된 사실이 드러난 것과 관련해 “교회 학교가 수십 개가 있고 1년이 지나면 회장과 부장이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계좌가 갱신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취재팀이 관련 서류를 확인한 결과, 한번 개설된 계좌는 10~20년을 쓰고 있었다. 6개 금융기관에서 발급된 계좌는 보통예금을 비롯해 MNDA, 자산관리 통장, 적금, 수익증권, 채권, 투자 상품 등도 포함돼 있었다.

또 보도에 따르면 서울교회는 지난 2008년 경기도 가평에 아가페 타운을 건설했다. 부지와 건물 구입에 132억 원을 썼다. 이에 대해 서울교회 전 사무국장은 오 장로에게 60여억원을 빌렸다고 주장했다. 오 장로는 서울교회의 재정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 목사와 가까운 관계로 알려진다.

(출처: PD수첩 캡처)
(출처: PD수첩 캡처)

오 장로가 서울교회에 빌려주기 위해 모아둔 60여억 원이 있는 A은행 계좌는 서울은행 이름이었다. 서울교회에서 인출한 67억 중 60억은 가져가고 7억은 재입금됐다. 그 60억 수표는 B은행에 직접 상환됐다. 특히 A은행 계좌 개설 신청서에는 이 목사의 주민등록증 사본이 첨부돼 있었다.

전문가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현금 거래 과정에서 탈세라든지 자금을 다른 용도로 유용할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박 목사는 “눈에 보이는 증거는 너무나 명백하다. 만약에 횡령이 아니라면 교회 명의로 자기 사업을 했다는 것인데, 그건 국세청이 나서야 할 일”이라며 “분명히 명백한 이 증거 앞에서 지금 그분들이 해야할 것은 빨리 교회 앞에 사과를 하고 하나님 앞에 회계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서울교회는 최근 교인들 간 분쟁으로도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서울교회의 ‘목사와 장로는 6년 동안 시무하고 1년의 안식년을 가져야 한다’라는 규정 이행 여부를 놓고 담임 목사의 자격 논란으로 확대돼 담임목사를 지지하는 세력과 이를 반대하는 세력으로 나뉜 것이다.

한편 서울수서경찰서는 지난 11일 오 장로 등을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박 목사 측 교인들은 지난해 6월 오 장로가 재정 담당 직원 등과 공모해 186억원대 횡령을 저질렀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들은 오 장로가 차명계좌 400여개를 운영하며 비정상적인 자금 거래를 하고, 교회 명의로 된 계좌 자금을 아들의 빌라 매입에 사용했다는 등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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