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국가대표가 지난 13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각국의 물을 소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국가대표가 지난 13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각국의 물을 소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27

워터소믈리에 국가대표 김하늘

물맛 감별해 적합한 물 추천

생수 선택 시 ‘제조일자’ 확인

천연 원수 병입한 생수 추천

온라인 통해 좋은물 정보 공유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인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물, 일일이 나열하지 않아도 그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그냥 물을 많이 마시는 시대는 지났다. 생수시장이 커지면서 사람들은 내 몸에 맞는 좋은 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찾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시장조사업체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8천억원을 넘으며, 매년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9천억원대, 2020년에는 1조원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생수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물맛을 감별하는 워터소믈리에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넘쳐나는 수많은 생수 중 어떤 물을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국가대표에게 물었다.

- 워터소믈리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와인소믈리에처럼 물맛을 감별하고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물을 추천해주는 직업이다. 어떤 물을 사용하는 지에 따라 커피나 차, 음식의 맛이 달라진다. 물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레스토랑에 있는 워터소믈리에라면 다양한 물 중에 음식과의 페어링을 조언한다.

- 워터소믈리에가 된 계기가 궁금하다.

컵라면 때문이다(웃음). 물에 관심을 갖게될 무렵 프랑스에 간 적이 있다. 수돗물로 컵라면을 끓였는데 치약맛이 났다. 프랑스는 알프스산맥 지하수라 미네랄 함량이 높아 생수로 끓여야 한다는 사실을 그땐 몰랐다. 다음날 생수를 사서 컵라면을 다시 끓였는데 또 치약맛이 나는 것이다. 당황스러웠다. 생수는 다 똑같다고 생각한 내 탓이었다. 그 생수 또한 미네랄 함량이 높은 것이었다. 그때 물에도 차이가 있고, 상황에 따라 물을 골라서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물에 빠지게 됐다.

앞서 캐나다에서 대형마트를 방문한 적이 있다. 생수 브랜드마다 냉장고 하나를 다 차지하고 있었고, 그런 냉장고가 한쪽 벽면에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 생수시장의 전망도 보게 됐다.

한국에 돌아와 신세계백화점 워터바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그해(2014년) 제4회 국가대표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 물맛을 감별하는 방법은.

먼저 눈으로 물속에 이물질이 없이 깨끗한지 확인하고, 코로 냄새를 맡은 후 청량감, 풍미, 신맛, 무게감, 부드러움, 균형감 등을 기준으로 물맛을 본다.

- 워터소믈리에가 생각하는 좋은 물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규정하긴 어렵지만, 보편적인 기준으로 보면 먼저 오염이 안 된 ‘깨끗한 물’이다. 그리고 미네랄이 충분히 함유돼 있는지, 약알칼리성인지, 산소가 많이 들어있는 지 등의 여부를 본다. 또 음식과의 조화도 고려한다.

- 좋은 생수를 고르는 포인트는.

워터소믈리에가 된 이후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어떤 생수가 가장 좋은 생수냐고. 어떤 게 좋고 나쁘다가 아니라 자신이 먹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물을 고르면 된다. 생수를 고를 때 노하우를 말하자면, 먼저 제조일자가 얼마나 지났는지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생수는 말 그대로 살아있는 물이다. 그러나 물을 병입하는 순간 수명이 정해진다. 유통기한. 유통기한에 다다른 물은 컨디션이 나쁘다. 그래서 유통기한이 얼마나 남았는지 보다 제조일자가 얼마나 지났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 오존처리나 기타 살균처리를 하지 않고 천연 원수 그대로 병입한 ‘내추럴 미네랄 워터(natural Mineral Water)’를 권한다. 미네랄 워터 제조사들은 물 안의 미생물들이 유통하는 과정에서 증식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유통하기 위해 살균처리를 한다. 하지만 내추럴 미네랄 워터 제조업체는 살균 처리를 하지 않아도 유통기간동안 증식되는 미생물 양이 문제되지 않는다고 자신하기 때문에 곧바로 병입한다. 내추럴 미네랄 워터는 ‘제주 삼다수’ ‘백산수’ ‘아이시스 8.0’ 등이 있다.

건강하게 물을 마시려면 자신의 생활패턴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혼자사는 데 큰 용량의 물을 사서 먹게 되면 개봉 후 며칠씩 흘러 미생물이 번식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된다. 요즘 다양한 용량의 물이 나오기 때문에 생활패턴에 맞춰 물의 용량을 선택하고, 개봉 후 되도록 빨리 마시는 게 좋다.

- 물맛 감별하려면 후각과 미각 등이 중요할텐데 평소 관리하는 방법이 있나.

특별한 방법은 없다. 다만 매운 음식이나 촉감이 쎈 음식은 가급적 피하는 편이고, 몸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 워터소믈리에 국내 현실은.

사람들이 물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해 나가고 있지만, 어느 레스토랑에서도 워터소믈리에를 채용하고 있지 않다. 아직 워터소믈리에란 직업이 생소한 것이다. 하지만 물 시장의 성장세에 비춰봤을 때 물 전문가에 대한 시장성 또한 밝다. 1차적으로 사람들에게 물에 대한 중요성을 심어주는 게 필요하다. 이를 위해 ‘마시는 물의 중요성’ 등을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또 사람들에게 물맛이 다 다르다는 것을 경험하게 해 프리미엄 워터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 워터소믈리에라는 직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은.

먼저 물에 대한 매출이 발생해야 한다. 그러려면 업장에서 물이 리스트업 돼야 한다. 코스에 워터 리스트를 포함해 고객들이 좋은 물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고객이 ‘무료 탭 워터’를 마실지, ‘테이블 프리미엄 워터’를 마실지, 어떤 음식에 어떤 물을 마실지에 대한 선택권을 줘야 한다. 사람들이 다양한 물맛, 예상하지 못했던 물맛을 경험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또한 워터소믈리에는 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아 고객에게 필요한 최적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 향후 워터소믈리에로서의 행보는.

‘더좋은물(가칭)’이라는 온라인 유통채널을 만들 예정이다. 좋은 물을 고르려는 사람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 채널을 통해 사람들에게 좋은 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좋은 물을 믿고 구매할 수 있는 판로를 개척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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