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100주년④] ‘3.1운동 100주년’ 부흥위해 각개전투 벌이는 종교계
[3.1절 100주년④] ‘3.1운동 100주년’ 부흥위해 각개전투 벌이는 종교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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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2019년 기윤실 회원총회 및 3.1운동 100주년 기념강연’에서 이만열 전 숙명여자대학교 교수가 ‘3.1운동과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위). 한국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가 19일 3.1운동 100주년 기념 국제세미나를 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가운데).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천지일보 2019.2.27
지난 11일 ‘2019년 기윤실 회원총회 및 3.1운동 100주년 기념강연’에서 이만열 전 숙명여자대학교 교수가 ‘3.1운동과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위). 한국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가 19일 3.1운동 100주년 기념 국제세미나를 연 가운데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가운데). ⓒ천지일보 2019.2.27

알맹이 빠진 기념사업 줄줄이
기념사업 통해 종단 부활 꿈꿔
각 종단 ‘홍보’ 행사로 변질돼
자신 종단 민족대표만 재조명


각 교단 ‘이익’ 앞세우기 혈안
100년전에도 교단싸움 일어나
“특정 집단에 편향되면 안 돼
패권주의부터 청산해야 마땅”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종교계 움직임이 분주하다. ‘비폭력’ 평화적 시위로 3.1운동을 주도했던 종교계는 그 정신을 기린다며 종단별로 각종 기념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기념사업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종교인들은 자기 선조만의 치적 앞세우기에 혈안이 된 분위기다. 3.1운동을 명분 삼아 부흥의 발판에 총력을 기울인 듯 100주년 기념사업들이 각 종단 홍보 행사로 변질된 모양새다. 이번 호에서는 부패한 자신들의 모습을 개혁하기보다는 3.1운동 100주년을 계기로 종단 부활을 꿈꾸는 현 종교계 실태를 진단한다.

◆자기 종단 공적 앞세우기에 ‘급급’

개신교, 천주교, 불교, 천도교 등 국내 종단은 3.1절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서로 각기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예정된 기념사업들을 보면 자기 종단 부흥을 위해 각개전투를 벌이는 데 급급해 보인다. 겉으로는 종교계가 한마음으로 하나 돼 기념사업을 진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알맹이는 여전히 자신들 종단에 속한 독립운동가들의 역할만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개신교는 교계 언론과 각종 학술대회 등을 통해 3.1운동 중심에는 한국교회가 있었다며 당시 개신교의 역할을 재조명했다. 이만열 전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는 11일 서울 강남구 서울영동교회에서 열린 ‘3.1운동 100주년 기념강연’에서 3.1운동 당시 한국인 인구가 1600만여명인 가운데 약 1.5%에 해당하는 21만명 내외가 개신교 세력이었고, 적극적으로 만세운동을 외친 개신교 주동세력은 25~38%, 체포·투옥된 개신교인들은 17~22%의 수치를 보였다며 이를 비춰볼 때 3.1운동과 한국교회와의 관련성이 깊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불교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19일 평화재단 이사장 법륜스님의 예방을 받고,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불교계 항일운동 업적을 조명하는 데 함께 노력할 것을 요청했다.

원행스님은 문재인 대통령이 7대 종교지도자들과 오찬에서 신계사 템플스테이를 비롯해 평양 장충성당 보수 등 종교계 3.1운동 100주년과 관련된 사업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한 약속에 대해 “불교계도 이에 발맞춰 역사적으로 조명되지 못한 항일운동 업적 조명에 힘쓰자”고 법륜스님에게 당부했다.

이에 법륜스님은 “세간에는 항일운동을 기독교계가 이끈 것처럼 알려졌지만 그렇지 않다”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큰스님들의 숨겨진 역할을 많은 사람이 이해하도록 알리겠다”고 화답했다.

이처럼 3.1운동의 주역인 민족대표 33인에 포함된 종교들은 본인의 종단을 내세우는데 정신이 없다. 반면 참여하지 않아 조명조차 되지 않는 천주교 같은 경우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홈페이지에 ‘3.1운동 100주년 기념 연구 논문 공모’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 천주교회가 독립운동에 참여한 사례들을 제보해달라며 발 벗고 나섰다. 주교회의는 선정된 논문을 통해 독립운동에 관련된 한국천주교회 측의 공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겠다고 설명했다.

천도교 이정희 교령은 의암 손병희 선생이 3.1운동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지만, 여전히 평가절하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하며 “손병희 선생 기념관을 어느 종교 차원에서가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건립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으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가운데 3.1운동 100주년 사업을 준비 중인 천도교 전 교령은 100년이 지난 오늘날도 교단별 이익을 앞세우는 종교인들의 이기적인 태도에 애로사항을 표하기도 했다.

◆3.1운동 때도 하나 되지 못한 종교인들

100년전 3.1운동 핵심 세력은 모두 종교인들이었다. 3.1운동의 기폭제가 된 기미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은 기독교 16명, 천도교 15명, 불교 2명으로 구성된 종교 대표들이었다. 이를 주도한 천도교 제3대 교주 손병희 선생은 천도교만으로는 민족운동이 될 수 없다며 종파를 초월해 각 종단 종교계 유지들을 만나 참여를 권했다. 하지만 천주교는 교황청의 지시로 친일 행보에 동조하고 있어 참여 자체를 하지 않았다.

반면 개신교는 주최 측인 천도교보다 많은 16명이나 참여했다. 이에 대해 개신교는 대단한 자부심이 있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교단 싸움이 있었다고 알려진다. 당시 개신교는 이미 여러 교단이 국내에 들어와 선교 우위 선점을 위해 각축을 벌이던 시기로, 서로에게 매우 배타적이었다. 그래서 서로 타 교단을 개신교 대표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를 달래 손병희 선생이 최대한 다양한 개신교단이 참여하도록 기회를 열어줬다.

기독교한국신문은 지난 20일 사설을 통해 “한국교회는 걸핏하면 3.1운동 당시 민족 대표 33인중에 기독교 지도자가 16명이었다는 것을 마치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들먹인다”며 “그러나 그것이 한국 기독교의 긍지요 자랑이 되려면 100년 후 지금 한국교회가 나라와 민족의 마음속에 감사와 존경의 마음으로 우러러보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신문은 “최소한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서로를 정죄해온 분파주의와 몇몇 대 교단에 의해 지금도 자행되고 있는 패권주의부터 청산해야 마땅하다”고 진단했다.

3.1운동 기념행사가 마치 종교계의 보여주기식 이벤트로 그칠까 염려하는 목소리들이 다분하다. 그렇다면 종교계는 3.1운동 100주년을 어떻게 기억하고 기념해야 할까. 이제부터라도 기념식이 특정 집단에 편향되지 않게 화합과 평화의 의미를 다지는 대국민의 축제로 승화돼야 한다는 것이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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