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당 새 지도부 ‘숙제풀기’가 만만치 않다
[사설] 한국당 새 지도부 ‘숙제풀기’가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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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27일 전당대회를 통해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비상체제를 끝내게 된다. 지난해 6월 14일 홍준표 당대표가 6.13전국동시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이후 8개월 보름 동안 지속돼 온 비상체제다. 한국당 당헌에 따르면 당대표 궐위 시에는 궐위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임시전당대회를 개최해 당대표를 선출하도록 돼있지만 당내 여러 가지 복잡한 사안들이 얽히고설켜 당헌 규정을 어긴 채 비대위 체제를 계속 유지해왔던 것이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당헌에 규정된 당대표 궐위 60일 이내 임시전당대회 개최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대선 패배로 정권이 넘어가고 또 지방선거에서도 패배해 만신창이가 된 제1야당을 제대로 재건시키기 위해서는 2∼3개월 전당대회 관리형 비대위원장이 돼서는 안된다는 주장이었다. 최소한 7~8개월의 시간이 주어져야 당의 새로운 비전이나 가치, 새로운 담론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김 비대위원장의 소신이었던 것이다. 당협위원장을 교체하고, 2020년 총선 공천 준비 등에 중점을 두어 총선 승리를 위한 마중물 노릇을 하겠다던 김 위원장은 국민이 보는 입장에서 한국당 이미지를 확 달라지게 변신시키지 못했다.

당의 새로운 비전이나 가치를 세우겠다던 김 위원장은 당원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했다. 김 비대위원장이 김진태 의원 등 한국당 의원의 5,18폄훼발언과 관련해 해당자 3인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한 것을 두고 태극기부대 등 극우 당원들은 일제히 비난을 퍼부었고, 급기야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장에서는 대표 모두발언을 할 수 없을 만큼 소란도 있었다. 극우당원들이 김 위원장의 연설을 방해하고 야유를 퍼부어 축제가 돼야 할 전당대회는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등으로 난장판을 이뤘다. 지난 7개월 동안 비대위원장으로서 한국당 부흥의 꿈을 만들려 노력했던 그 성과에 먹칠 당했으니 극우 당원이 활개치는 한 한국당 장래는 밝지 않을 것이다.

현재 당권 경쟁에 나선 황교안, 김진태, 오세훈 후보 세 사람 중 누가 당권을 잡는다 하더라도 문제가 없지는 않다. 친박(친 박근혜) 연대세력 도움을 받아 황·김 후보 중 1명이 당 대표가 되면 그 세력들에 휘둘려 문제가 될 테고, 오세훈 후보가 선출된다고 해도 당내 친박계 의원들이 다수를 이루는 현 상황에서 정면 돌파에 난관이 많을 것이다. 현재 한국당이 돌아가는 분위기는 혁신비대위의 ‘새로운 담론 만들기’ 노력은 공수표가 됐고 ‘도로 박근혜당’이 될 처지에 놓였다. 그래서 한국당 새 지도부의 숙제풀기가 제대로 될까 여전히 의문점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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