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수정 인턴기자] 이은실 ㈜ 평호그룹 대표가 22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 위치한 회사 앞 마당에서 고양이를 품에 안고 미소를 짓고 있다. ⓒ천지일보 2019.2.26
[천지일보=이수정 인턴기자] 이은실 ㈜ 평호그룹 대표가 22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 위치한 회사 앞 마당에서 고양이를 품에 안고 미소를 짓고 있다. ⓒ천지일보 2019.2.26

이은실 ㈜평호나눔 대표 인터뷰

유기동물과 함께하는 쉼터 운영

“유기동물 보는 인식 바로 서야”

[천지일보=이수정 인턴기자] “사람이든 동물이든 내가 선택해서 태어난 것이 없습니다. 내가 무엇으로 태어나든 선택하지 않고 주어졌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사는 것이죠. 동물도 사람과 같이 존중받을 권리가 있어요.”

최근 동물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반려인이 늘면서 유기되는 동물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파주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이은실 ㈜평호나눔 대표는 버려지는 반려동물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양시 육성 사회적 기업이자 캐릭터 디자인 일러스트 회사를 이끌고 있다. 동시에 고양이를 비롯해 버려진 동물들을 보호하는 보호소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고양이 캐릭터 디자인 일러스트레이터가 유기동물을 보호하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이 대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독거노인들을 돕던 중에 어르신들이 떠나가거나 돌아가시면서 반려동물들만 버려지는 것을 보고 유기동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먹이를 주는 것에서 시작하다가 유기동물들을 보호하는 데까지 이르러 어느새 7년째 버려진 유기동물을 돌보고 있다.

[천지일보=이수정 인턴기자] 22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 위치한 회사 작업실 내부에 있는 고양이 집에서 이은실 ㈜ 평호그룹 대표가 돌보고 있는고양이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다. ⓒ천지일보 2019.2.26
[천지일보=이수정 인턴기자] 22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 위치한 회사 작업실 내부에 있는 고양이 집에서 이은실 ㈜ 평호그룹 대표가 돌보고 있는고양이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다. (제공 : (주) 평호그룹)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크게 늘었지만, 동물 유기는 몇 년새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6월 발표한 동물보호·복지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구조된 유실·유기동물은 10만 2593마리로 2016년에 비해 14.3% 늘었다. 등록되지 않은 사설보호소 유기동물을 포함하면 규모는 훨씬 커질 거란 분석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동물 유기를 막기 위해선 유기동물을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이 바로 잡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물이라고 다른 것이 아니라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등을 차별의 시선으로 보면 안 되듯, 동물들도 마찬가지”라며 “유기동물이라고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똑같은 생명체로 바라보고 보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구조 동물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후원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아온 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수백 마리의 구조 동물들을 안락사시켰다고 고백하면서 논란이 된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동물을 보호하는 단체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생각도 못 했다”며 “그 사건으로 인해 ‘동물권 단체들은 다 똑같다’고 통틀어 보는 시선이 생겨 힘도 들었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 열심히 아이들을 보듬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현재 이 대표는 유기동물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유기동물에 대한 이해와 인식 개선을 위해 ‘4비캣 갤러리 쉼터’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빈 애견샵을 인수해 그곳을 유기동물만을 위한 쉼터로 개조했다. ‘4B’라는 쉼터의 이름은 4B연필을 들고 선을 그어 그림의 바탕이 되는 스케치를 하듯, 기초적인 것들을 의미한다.

그는 이곳에서 유기동물이나 반려동물에 대한 전시를 기획하고, 시민들이 유기동물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유기동물의 올바른 이해를 돕고자 노력하고 있다.

22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 위치한 회사에서 인터뷰를 하던 중 이은실 ㈜ 평호그룹 대표가 7년전 회사에서 처음 돌본 고양이 '까망이'가 가장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이 사진은 고양이 '까망이' 사진이다. (제공 : (주) 평호그룹)
22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 위치한 회사에서 인터뷰를 하던 중 이은실 ㈜ 평호그룹 대표가 7년전 회사에서 처음 돌본 고양이 '까망이'가 가장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이 사진은 고양이 '까망이' 사진이다. (제공 : (주) 평호그룹)

이 대표는 “버려진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각자의 사연이 다 있다”며 “이 사연을 시민들과 나누고 대화하고 싶어 소통의 장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4비캣 갤러리 쉼터’는 온전히 이 대표의 사비로만 운영되고 있다. 전시되는 물건은 수수료 없이 팔기 때문에 전시되는 물건으로 수익을 보진 않는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어려움도 있지만, 이 대표는 쉼터를 운영하는 보람이 더 크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모든 버려지는 동물들에게 미안하단 말을 전하고 싶다”며 “모든 동물이 아프지 않고 행복하고 즐겁게 살다가 돌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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