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2차 정상회담의 실무협상 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왼쪽)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천지일보 2019.2.20
북미 2차 정상회담의 실무협상 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왼쪽)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천지일보 2019.2.20

비건-김혁철, 치열한 실무협상

北비핵화 ‘로드맵·시간표’ 관건
美, 핵 신고·폐기 시간표 강조
종전 등 신뢰구축안 제시할 듯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미 2차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최종 합의문 도출을 위한 막판 실무협상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북미 실무팀은 12개 이상의 핵심의제를 놓고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예상되면서 북한의 비핵화 등 핵심의제에 관심이 쏠린다.

오는 27~28일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경호와 의전 등 현지에서 실무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한 가운데 정상회담 의제를 막판까지 조율하는 대표단도 신경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시간표와 미국의 북미관계 개선, 대북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에 대해 양측의 합의안에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대미특별대표는 지난 21일부터 정상회담 의제를 두고 실무협상을 진행 중이다. 양측은 정상회담이 시작되는 27일 전까지 합의문에 담길 의제들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양측은 비핵화와 상응조치 등 12개 이상의 항목에 대한 협의는 이뤄졌고 구체적인 합의문 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6~8일 평양을 방문한 비건 대표는 김혁철 대표와 1차 실무협상을 진행해 양측이 논의할 수 있는 모든 사안들을 테이블에 펼쳐놓고 각자의 입장을 피력했다. 비건 대표는 1차 실무협상 논의 결과에 대해 “12개 이상의 항목에 대한 협의가 이뤄졌다”며 한국 국회 여야 대표단이 만난 자리에서 밝혔고, 앞서 이 내용을 청와대 정의용 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공유했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21일 오후(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숙소인 오텔 뒤 파르크 하노이 호텔에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의제조율 첫 협상을 마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주 베트남 미대사관 방문 후 숙소로 돌아오고 있다. (출처: 뉴시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21일 오후(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숙소인 오텔 뒤 파르크 하노이 호텔에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의제조율 첫 협상을 마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주 베트남 미대사관 방문 후 숙소로 돌아오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6일 앞둔 21일 오후(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한 호텔로 북한 김혁철 대미특별대표가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의 의제협상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9.2.21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6일 앞둔 21일 오후(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한 호텔로 북한 김혁철 대미특별대표가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의 의제협상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9.2.21

북미 양측이 논의한 12개 의제는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도출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 실현을 위한 총론적 성격의 4개의 합의문 항목을 근간으로 한다. 4개의 합의문은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항구적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전쟁포로 및 실종자 유해송환’ 등이다.

북미 양측이 가장 중요하게 다룰 쟁점은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과 시간표의 도출 여부와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로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연락사무소 개설,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정전 또는 종전선언, 대북제재 완화 등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다만 여기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핵물질 생산기지인 영변 핵시설을 포함한 주요 시설과 핵탄두·미사일에 대한 포괄적 신고·검증·폐기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 이르기 위해서는 북미 간 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 어렵다는 것이 북한의 입장이다.

지난 19일 국회 강연에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북한의 핵시설·핵물질·핵탄두 등에 대한 로드맵과 시간표가 상당히 중요하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 말 등 이를 구체화해서 국제사회에 공표하길 원하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하노이 도착 전 비건 특별대표도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FFVD에 기반한다”며 “대량살상무기(WMD)와 그 전달체, 생산체제를 모두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핵 프로그램 전체에 대한 포괄적 신고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보유한 모든 핵무력의 폐기·반출 등에 대한 시간표까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북미 협상이 정상회담 전까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관계자들도 하노이에 모여들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현지에 도착해 비건 특별대표와 북미 실무협상 상황을 공유받기 시작했다. 이 본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한 남북경협 등의 지렛대 역할에 대해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일 안보 핵심 인사들도 베트남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정의용 안보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보국 국장 등이 서로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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