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지난 한 주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엇갈린 행보가 두드러졌다. 파행 국회 속에 박 전 대표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민심 잡기에 나선 반면 100시간 농성을 마친 손 대표는 22일부터 서울광장에서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0일 친박 지지모임인 ‘포럼부산비전’ 창립 4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 1천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국회의원과 시의원, 구의원 등 부산의 친박계 정치인들이 ‘박근혜 띄우기’에 나섰다는 후문.

21일에는 박 전 대표가 경기도 화성의 한 농장에서 팬 카페인 ‘호박가족’ 회원 300명과 같이 배추와 무・파 등을 뽑으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국회 파행으로 시끌시끌한 여의도를 뒤로 하고 이뤄진 이번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권을 겨냥한 본격적인 ‘몸풀기’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전에도 박 전 대표가 기념식 같은 행사에는 자주 참석을 했고, 김장 담그기 역시 2008년부터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다만, 손 대표가 예결위 복귀를 둘러싼 내홍과 장외 투쟁으로 인해 여론의 비판을 정면으로 받고 있는 시기에 이뤄진 행보인 만큼 명암 대비가 더 뚜렷해졌다는 분석은 나온다.

지지율 1위 확보는 물론 각종 논란에 크게 시달리지도 않는 박 전 대표가 ‘여유’까지 끌어안은 반면, 손 대표는 연일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느낌마저 들기 때문이다.

한편 이 같은 상황은 손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하는 한 계속될 전망이다. 평소대로 박 전 대표는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정치싸움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목회 수사와 대포폰 논란이 일단락될 때까지는 강경 대응을 계속해 나갈 것이 확실한 손 대표는 사태가 진화된 이후에도 ‘숨 고르기->투쟁’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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