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의 비상벨 사용법 시연 (제공: 서울시)
입주민의 비상벨 사용법 시연 (제공: 서울시)

화재 발견한 시민 ‘바닥에 표시된 색깔’ 119에 신고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서울시가 상반기 중 쪽방촌과 전통시장 등 화재 취약지역에 ‘재난위치 식별도로’를 설치한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재난위치 식별도로는 화재 등 재난사실을 신속·정확하게 119에 신고 할 수 있도록 주변 도로상에 유색페인트로 실선표시 한 시설을 말한다. 출동하는 소방대도 재난위치 식별표시를 통해 신속히 현장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또한 오는 3월까지 쪽방촌에는 화재발생 사실을 신속히 전파하기 위해 ‘비상벨’이 설치된다. 방을 쪼갠 비좁은 주거 밀집공간에서 화재 발생 시 초기소화보다는 신속한 대피가 우선돼야 인명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쪽방촌은 5층 미만의 저층건물 안에 방을 쪼개서 사용하는 형태로 주로 저소득층이 거주하고 있다. 한두 평 남짓한 방에서 이동식 버너로 음식조리 등 숙식을 동시에 해결하고 있어 화재에 매우 취약한 구조다.

지난 2018년 1월 5일 오후 3시47분경 종로구 돈의동 쪽방에서 발생한 화재로 7명의 이재민과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인근주민이 화재를 발견하고 즉시 소화기 20여대를 활용해 초기 진화를 시도했으나, 건물 내 목조 칸막이 등 화재에 취약한 내장재로 시공돼 있어 불은 금방 옆방과 2층으로 번졌다. 이날 화재의 원인은 ‘부주의’로 거주자가 방안에서 휴대용 가스버너에 음식물을 조리 중에 발생했다.

비상벨 설비는 쪽방과 같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밀집 주거형태의 공간에서 화재 시 주변 거주자가 신속히 피난할 수 있도록 화재사실을 비상경보해 주는 안전시설이다.

현재 쪽방에는 소방시설법에 규정된 주택용소방시설 즉 단독경보형 감지기가 설치돼 있으나, 다수의 쪽방이 있는 건물 내 거주자에게 알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비상벨 설비는 쪽방촌 골목에 보행거리 40미터 마다 한 대의 발신기와 경보벨이 하나의 세트로 설치되며, 화재 시에는 발견한 사람이 먼저 누르기만 하면 되고 경보벨 소리를 듣고 주변 거주자가 신속히 대피가 가능해 인명피해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쪽방촌 내부 골목길에 표시될 ‘재난위치 식별도로’ 표시 (제공: 서울시)
쪽방촌 내부 골목길에 표시될 ‘재난위치 식별도로’ 표시 (제공: 서울시)

재난위치 식별도로는 전통시장이나 쪽방촌의 도로상에 ‘A번지 일대지역’ ‘B번지 일대’ 등 일정한 구역을 의미하는 표시를 해두는 것을 말한다. 전통시장이나 쪽방촌에서 발생한 화재를 발견한 시민은 ‘바닥에 표시된 색깔’을 보고 119로 신고하면 된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재난위치 식별도로를 소방안전지도에 등록, 현장출동 대원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하기 때문에 대응시간을 줄여 황금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난위치 식별도로는 구간별로 다른 색깔(빨강·노랑·녹색·주황·보라색)로 표시되고, 색깔이 특정한 구간을 의미하기 때문에 신고자뿐만 아니라 119신고를 접수하는 수보자도 신고지점을 정확히 파악 할 수 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재난위치 식별도로가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에 적극반영 될 수 있도록 관련부서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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