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0회 넘는 공연 동안 객석점유율 90%를 기록한 창작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창작뮤지컬계가 겪는 불황 속에서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사진제공: ㈜뮤지컬해븐)

관객·투자자, 기존 상연된 작품 선택… ‘안전’ 지향
국가지원 사업, 장기적 인프라 구축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명성황후> <대장금> <서편제> 등 한국식 뮤지컬이 많이 제작되고 있으나 여전히 미국식 브로드웨이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브로드웨이 42번가> <아이다> <라이온 킹> 등 국내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었던 대부분의 작품이 브로드웨이에서 건너온 것이다. 반면 창작뮤지컬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걸음걸이 단계로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한국 뮤지컬계는 무비컬 등 여러 장르를 갖고 있으나 대부분의 뮤지컬계 종사자들은 하나같이 ‘독특한 장르가 없다’고 말한다. <내 마음의 풍금>을 프로듀싱한 김종헌 PD는 “무비컬만 하더라도 이미 브로드웨이서 절반 정도 차지하고 있다”며 “이미 하고 있는 것을 가져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문제는 어제 오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창작 뮤지컬을 장려하자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수익성 등 현실을 바라봤을 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뮤지컬계 측의 입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관객들은 영화보다 비싼 뮤지컬 티켓값을 지불하고 작품을 선택할 때 창작극보다 이미 상연된 적 있는 브로드웨이 작품을 선택한다. 바로 관객들은 ‘안전’한 작품을 선택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브로드웨이는 그동안 입소문을 타 어느 정도 입지를 굳힌 반면 창작극은 관객들이 그야 말로 ‘모험’을 하는 것이다.

안전 지향적인 성향은 관객뿐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나타난다. 브로드웨이나 굵직한 해외 작품들은 큰 공연장에서 창작뮤지컬은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게 일반적이다. 관객들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과 같이 투자자들도 수익성을 고려해 안전한 뮤지컬에 투자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공연 제작사 한 관계자는 “관객은 같은 티켓값이라면 작품성을 검증받은 대형 뮤지컬을 선택하는 게 일반적이다”며 “이러한 이유로 우리 생산자 입장에서는 창작뮤지컬을 만들 때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을 만들거나 실력이 좋고 유명한 배우를 캐스팅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창작뮤지컬을 활성화하는 데 정부도 힘쓰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명동예술극장 및 우리금융아트홀은 창작뮤지컬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인 ‘창작팩토리’ 사업을 약 3년 전부터 실시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CJ문화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CJ아지트 역시 창작뮤지컬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데 장려하고 있다.

창작뮤지컬 제작사 및 기획사들은 이러한 지원사업에 도움을 받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어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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