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철 기술경영학 박사

 

아이디어 연계형 선두주자 기업인 ‘테슬라’ 및 ‘스페이스 X’의 괴짜 CEO인 ‘일런 머스크’가 또 한번 히트를 치는 프로젝트를 공개해 여러 화제를 낳고 있어, 그가 제시한 ‘화성여행’ 혹은 ‘화성이주’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할 것 같다.

언제나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독특함과 놀랄만한 아이디어로 세상 사람들을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고 상상력을 키워주는 괴짜천재 머스크는 학술지인 ‘뉴 스페이스’에 화성 이민 프로젝트를 상세히 설명한 ‘인류를 다행성 종족으로 만들기’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게재했다고 발표했고, 이미 ‘스페이스 X’ 측에서는 우선적으로 달 탐사 및 상업용을 겸한 유인우주선을 2023년에 출범시킨다는 계획을 가지고 연구에 착수했다. 머스크는 심지어 화성여행이 본격화돼 관련 기술이 축적되고, 안전성이 보장된다면 약 100년 이내에 화성에 지구인들이 영구적으로 거주하는 ‘화성이주’의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실 머스크의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부터 줄곧 그는 우선 무인왕복우주선을 기점으로 차츰 기술을 보완해, 2018년부터는 화성 유인왕복 우주선이 등장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비록 그러한 주장은 아직 요원해 보이나, 새로운 세상에 대한 그의 신념은 매우 평가할 만하다고 볼 수 있다. 

여하튼 그의 화성여행 발표는 맷데이먼이 주연한 헐리우드 영화 ‘마션(The Martian; 화성인)’을 떠오르게 한다. 영화는 돌발적인 사고를 당해 화성에서 홀로 살아남은 우주탐사대 요원인 와트니(맷 데이먼 분)가 식물학자의 경험을 살려, 화성의 흙과 자신의 인분을 이용해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감자를 재배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식량으로 이용해 살아남는다. 본인이 살아있다는 것을 지구에 계속 알렸으며, 우여곡절 끝에 화성에서 그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NASA 측에서는 그를 살리려는 새로운 우주선을 급파한다.

와트니는 자신들 일행이 타고 온 탐사선의 연료를 재충전해 화성궤도를 탈출하고, NASA의 구조 우주선과 화성근처의 우주에서 천신만고 끝에 랑데부에 성공해, 구조선을 타고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줄거리의 영화이다. 독특한 주제 설정으로 상영 당시, 이전 개봉된 ‘인터스텔라’와 같이 우주과학기술 토대의 흥미로운 내용으로 관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고 실제 흥행에도 성공한 바 있다. 영화에서는 화성에 홀로 남겨진 우주인의 고독과 생존을 위한 투쟁 등에 대해 주목할 만한 방법을 제시했지만, 이 중 관객들이 간과한 부분은 남은 연료를 재충전해 화성에서 다시 나오는 장면인데, 이는 현재의 기술로는 구현이 불가한 사항이다. 비록 화성이 지구중력의 절반이 되지 않지만, 중력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에 필요한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 에너지원을 따로 싣지 않으면 화성에서의 launching이 불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시 보고서 내용으로 돌아가서, 이러한 문제점을 익히 숙지하고 있는 머스크는, 재사용이 가능한 로켓과 우주선을 이용해 지구-화성 간을 오가는 행성간 교통시스템(Inter-stella traffic system)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랩터엔진 42개가 장착된 로켓을 이용해서 우주선을 화성으로 쏘아 올리고, 화성에 착륙한 뒤에는 다시 9개의 랩터엔진과 메탄으로 만든 추진제를 이용해서 지구로 귀환하는 방식이다. 화성에는 지하에 물이 있고, 대기에는 이산화탄소가 존재하므로 이를 채굴한 뒤, 물분자인 H2O와 이산화탄소 분자인 CO2를 화학반응시키면 메탄과 산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에 착안해, 액화메탄을 원료로 사용하는 랩터엔진을 사용하면 화성 현지에서도 연료를 재충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하면 탑승인원 100명 수준의 우주선을 가동할 때, 약 1천번 가량 재사용이 가능하며, 이럴 경우 일회성의 화성여행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지구인들의 화성이주도 가능하다는 것이 머스크 측의 주장이다. 그 스스로도 “이러한 시도는 위험이 있고, 엄청난 비용이 소요돼 성공이 쉽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해 성과를 만들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 역시 이론을 현실화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괴짜 머스크의 도전을 지켜보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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