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21일 오후(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숙소인 오텔 뒤 파르크 하노이 호텔에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의제조율 첫 협상을 마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주 베트남 미대사관 방문 후 숙소로 돌아오고 있다. (출처: 뉴시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21일 오후(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숙소인 오텔 뒤 파르크 하노이 호텔에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의제조율 첫 협상을 마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주 베트남 미대사관 방문 후 숙소로 돌아오고 있다. (출처: 뉴시스)

12가지 이상 의제 담판

‘영변핵-종전선언’ 조율

양측 중대사안 미룰수도

트럼프 “서두르지 않아”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 예정인 가운데 양측이 합의문에 담을 협상의제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와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 조율을 위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21일부터 실무협상을 벌이고 있다.

비밀스러운 협상이지만 북미 양측의 태도와 발언, 우리 정부의 움직임 등을 통해서 핵심의제에 대해서 어느 정도 예측해볼 수 있다.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지난 6~8일 평양을 방문해 1차 실무협상을 가진 후 “12가지 이상에 대해 논의했고 양측이 무엇을 원하는지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견을 좁히는 것은 다음 회의 때부터”라고 덧붙였다.

이에 북미 양측은 이번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2차 실무협상에서 12가지 이상의 의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기 위한 협상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는 말이다.

북미 양측은 어떤 의제들을 놓고 논의를 하는지를 들여다보면 북한은 지난해 평양 공동선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상응조치에 따라서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영변 핵시설로 상징되는 것은 플루토늄과 농축우라늄이다. 이것을 만들었던 대표시설을 없앨 테니 상응조치를 해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은 이에 대한 상응조치로 북미 간 연락사무를 설치하는 등 관계정상화를 추진하고 종전의 내용이 담긴 평화선언을 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현재까지 내외신 언론보도 등을 통해 북미 양측이 고려하고 있는 협상카드는 이렇게 분석된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6일 앞둔 21일 오후(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한 호텔로 북한 김혁철 대미특별대표가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의 의제협상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9.2.21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6일 앞둔 21일 오후(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한 호텔로 북한 김혁철 대미특별대표가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의 의제협상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9.2.21

하지만 북한은 제재완화를 요구했지만 이 내용이 빠져 있고,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일정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이 거론되지 않고 있다.

북미 양측은 당장에 할 수 있는 12개 이상의 의제들을 테이블 위에 놓고 조율을 벌이고, 공방이 치열해 시간이 필요한 어려운 의제에 대해서는 테이블 밑에 내려놓고 북미 간 실무협의체인 워킹그룹을 통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에 대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말을 다섯 차례나 반복해 왔다. 또 “대북제재에 대해서도 그대로 유지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들은 속도조절론으로 풀이되기도 하고 대북압박으로 해석된다. 한편에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기대치가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나쁜 합의를 하느니 낮은 단계로 제재를 유지하면서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 센터장은 북미 양측 실무협상에서 “낮은 단계의 합의인 ‘스몰딜’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북한은 IAEA(국제원자력기구) 핵사찰을 수용하고 미국은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와 인도적 지원을 하는 선에서 마무리하고 근본적인 협상은 3차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또 미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닷새 안으로 다가온 북미 2차 정상회담이 미국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핵·미사일 위협 해소와 북한의 입장에서는 체제보장, 한국의 입장에서는 평화 통일을 향한 초입길인 만큼 치열한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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