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재)대한불교원효종이 10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원효대사상 앞에서 ‘원효보살 열반 1332주기 추모대재’를 봉행했다. 추모대재에 참석한 불자들이 반야심경을 외우고 있다. ⓒ천지일보 2018.5.10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재)대한불교원효종이 10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원효대사상 앞에서 ‘원효보살 열반 1332주기 추모대재’를 봉행했다. 추모대재에 참석한 불자들이 반야심경을 외우고 있다. ⓒ천지일보 2018.5.10

이태승 위덕대 불교문화학과 교수
“현장법사 번역한 범어 오류 심각”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불교 경전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지며 불교 행사나 법회 때마다 봉독하는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반야심경)’이 잘못 번역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태승 위덕대 불교문화학과 교수는 최근 ‘인도철학(제54집)’에 실린 논문을 통해 현존하는 대·소본 반야심경을 일일이 비교·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반야바라밀다를 주문(mantra)으로 오역함으로써 반야심경의 성격을 불분명하게 하고, 주문이 이중적으로 나타나 반야심경을 이해하는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야심경은 당나라 고승 현장법사(602~664)가 범어를 한문으로 번역한 것으로, 불교의례와 불교사상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경전이다. 이에 사부대중은 예불을 올릴 때마다 반야심경을 암송한다. 260자에 불과한 반야심경은 많은 연구자를 곤경에 빠뜨리고는 했다.

의견이 분분한 내용은 반야심경 뒷부분이다. ‘그중에서도 반야바라밀다는 가장 신비하고 밝은 주문이며 위없는 주문이며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주문이니 온갖 괴로움을 없애고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음을 알지니라’는 말에 대해 이 교수는 “반야바라밀다를 주문으로 간주하더니 곧바로 다음 구절에서 ‘이제 반야바라밀다주를 말하리라.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라고 다시 새로운 주문이 등장하고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반야바라밀다가 주문인지 아닌지를 두고 전부터 해석은 분분했다. 그럼에도 현행 한역 반야심경의 해석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웠던 것은 현장법사뿐 아니라 구마라집스님 등 번역에서도 반야바라밀다가 주문으로 번역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반야심경은 존재하는 모든 것의 자성이 공하다는 가르침을 닦고 체득한 경지로서 반야바라밀다를 온전히 행해야 한다는 것과 반야바라밀다는 이미 불보살의 단계에 올라간 이들도 끊임없이 닦고 의지하는 경지임을 일러주고 있다. 그런데 한역 반야바라밀다가 졸지에 주문으로 외워야 할 대상으로 뒤바뀐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따라서 논란이 되는 부분인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를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이다’로 번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불교계에서 늘 독송 되는 반야심경은 대승불교의 정신을 잘 드러낸 대단히 중요한 경전”이라며 “이제 범본 반야심경에 근거해 한역이 갖는 한계를 보완하려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리랑카 출신의 모스님은 이 같은 점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아 책을 내기도 했다. 앞서 백승권 글쓰기연구소 대표도 법보신문 시론을 통해 반야심경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백 대표는 “반야심경처럼 그 내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거나, 틀리게 알려진 경전도 없다”며 “주문처럼 암송하는 반야심경은 놀랍게도 부처의 가르침을 모두 뒤집고 있다. 오온, 육입, 육경, 육식, 십이연기, 심지어 사성제까지 모두 없거나 아니라고 정면으로 부인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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