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화아이엠씨.
㈜세화아이엠씨. 

주식거래 중지·경영진 검찰 수사로 최대 위기… 협력업체 줄도산 우려 확산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타이어 금형과 제조설비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세화아이엠씨가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협력업체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화아이엠씨는 2018년 연간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276억 7818만원으로 전년 동기 -42억 2082만원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다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207억 6037만원으로 전년 동기 1653억 4994만원 대비 2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72억 886만원으로 전년 동기 -337억 3295만원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다.

세화아이엠씨는 지난 1981년 설립된 후 2016년 기준 생산제품의 80% 이상을 전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하는 등 연간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던 견실한 기술기업이다. 하지만, 지난해 3월 6일부터 현재까지 주식거래는 정지되고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는가 하면, 전·현 경영진이 재판과 검찰 수사를 받는 등 회사 설립 이래 초유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2017년 11월 광주시 와의 협의 끝에 하도급 업체 직원 수백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며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 민간 부문 첫 사례로 기록되는 등 기업의 사회적 공헌을 실천하는 모범기업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이 기업의 위기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17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세화아이엠씨는 당해 8월 키스톤프라빗에쿼티(키스톤PE)의 현대자산운용 인수 목적 펀드에 100억원을 분담하는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 투자에 대한 의문은 이후 2018년 4월 삼부토건 노조가 금감원에 제출한 민원에서 실마리가 보인다. 

‘기업회생 중이던 삼부토건을 인수한 주체들이 삼부토건의 사내유보자금을 현대자산운용 인수에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세화아이엠씨 등을 끌어들여 자금을 마련했다’는 내용이 튀어 나왔기 때문. 증권가에서는 이 시기부터 세화아이엠씨가 무자본 M&A의 표적이 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8년 1월 3일 세화아이엠씨의 전 경영진은 총 249억원 규모로 지분의 32%와 경영권을 넘기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투자 주체는 경영권을 인수한 얼라이컴퍼니와 재무투자자로 참여한 파인투자조합, 알라딘투자조합이었다. 

이어 같은 계열로 평가되는 케이씨앤아이스타바이오가 2018년 2월 전환사채로 세화아이엠씨에 100억 원을 투자했다. 이들은 넓은 의미에서는 삼부토건과 현대자산운용을 인수한 투자 주체와 연장선 상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을 넘긴 직후인 2018년 2월 19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는 현 경영진으로의 임원 교체와 바이오 사업 분야로의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정관변경이 의결됐다. 

2018년 3월 5일 세화아이엠씨는 바이오회사인 디아젠의 주식을 110억 원에 인수했다. 세화아이엠씨의 주가는 경영진 교체와 정관변경이 의결된 직후부터 이날까지 계속 치솟고 있었다.

현 경영진과 함께 세화아이엠씨 인수에 자금을 댄 투자조합들은 디아젠 인수 발표로 주가가 최고점에 달한 2018년 3월 5일부터 이틀간 연속해서 520만주의 주식을 일거에 매각했다. 3월 6일에는 누군가의 고발을 받은 한국거래소가 세화아이엠씨의 감사의견 비적정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며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다. 

연 이틀 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한 투자조합들은 50여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누군가가 주가를 조작해 이 과정에서 부당하게 큰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현재 광주지검에서 수사 중이다.

현 경영진 선임을 전후로 자금난 타개를 위해 어렵게 투자받은 150억원 가운데 110억원이 원가 15억원짜리 기업을 인수하는데 사용됐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세화아이엠씨가 110억 원에 인수한 디아젠은 세화아이엠씨에 100억 원을 투자한 주체인 케이씨앤아이스타바이오와 연관된 회사로 2016년 7월 인수당시 가격이 15억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또 이 바이오 회사는 세화아이엠씨의 주가를 부풀려 특정세력에게 시세차익을 안겨주는 도구로 사용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세화아이엠씨는 2018년 3월 21일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대상이 됐다. 이에 대해 현 경영진은 전 경영진의 부실 운영으로 빚어진 결과라고 주장한다. 

이와 반해 소액주주들은 현 경영진과 함께 들어온 대주주들이 주가 최고점에서 주식 대부분을 처분한 다음 날 곧바로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2주일 후 상장폐지 절차가 공시된 것은 먹튀의 고의성이 다분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이들은 회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한편, 세화아이엠씨를 처벌해 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세화아이엠씨의 전 경영진과 현 경영진은 각기 다른 사유로 현재 검찰조사를 받거나 형사재판에 계류 중이다. 먼저, 회사를 인수한 현 경영진이 지난해 4월 2일 전 경영진을 횡령, 배임 혐의로 광주지검에 고발한 사건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금융투자전문그룹인 현 경영진은 지난해 11월 22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사무실 등 5곳이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광주지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세화아이엠씨의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그 직격탄을 맞고 있는 하청업체 관계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세화아이엠씨 협력업체 관계자 A씨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제조업과 거리가 먼 금융권 출신의 새 경영진이 들어온 후 직원들이 사기를 잃었다”고 호소하며 “전임 경영진이 회사를 운영할 때에는 2개월 어음이었는데 지금은 4~5개월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현금회전에 어려움이 크다”고 고통을 전했다.

이어 “소모적인 분쟁과 논란은 법에 맡기고 백척간두의 벼랑 끝에 놓인 세화 임직원들의 마음을 다잡고 매출을 회복시킬 비책이 시급하다. 그렇지 않으면 협력업체들이 먼저 줄도산 나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 같이 우려하면서 “세화가 기술력 세계1위라는 광주 향토기업의 긍지와 수출 금자탑의 명성을 되찾아 모범적 전례를 만들어 가길 바랄뿐”이라면서 “일찍이 민간기업으로서 광주형 일자리의 모범을 보였고 수천 명의 생계가 달린 세화의 경영정상화도 광주형 일자리 못지않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 경영진 관계자는 18일 지난해 3월 520만주 대량 주식 매각과 관련해 묻는 질문에 “회사는 모르는 일이었다”면서 “저희도 공시를 통해서 안 일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매출액 저하와 영업이익 저조등 2018년 경영 상황과 관련해서는 “전 오너가 잘못한 피해의 여파가 아직 미치고 있다”면서 “거래 정지되고 한 그런 내용을 정리해야지 단면만으로 이야기하면 전체 흐름에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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