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이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다.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은 성과를 떠나 만남 자체가 큰 의미를 남겼다. 적국이던 북미가 70년 만에 한 자리에서 평화를 논의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역사적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후 북미 간 비핵화 논의는 별 진척이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만 ‘김정은 대변인’이란 국제적 망신만 당하며 북미 중재에 안간힘을 쓰는 듯해 안타깝기까지 했다. 

알려진 바와 같이 북한이 남북미 대화 테이블로 나온 결정적 이유는 대북제재를 가한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다. 미국의 대북제재로 돈줄이 마르고, 민심도 마르니 정권유지를 위해 출구를 찾던 중 남한의 러브콜에 응답한 것이 시작이다. 평창올림픽은 덕분에 평화올림픽 이미지까지 덤으로 얻으며 더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미정상회담 이후 가장 바랐던 것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였지만 현재까지 북한의 움직임은 기대 이하다. 오히려 북한의 핵을 인정하고 전쟁종식을 선언하는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역사적으로 전쟁과 분단의 원인 제공자는 정치인들이었다. 그들이 이루는 정치적 합의는 필요에 따라 깨졌다. 이는 정치적 합의의 한계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할지라도 북미 정상이 이번 회담을 통해 실질적인 비핵화 합의를 이룬다면 지구촌에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에 두 정상의 만남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2차 대전 후 냉전체재가 유지되는 세계유일 지역이 한반도다.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냉전질서를 해체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역사적인 기회로 여겨진다.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비핵화 실행 조치에 상응한 미국의 조치에도 다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부 방안으로 거론되는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논의,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등이 이번 회담을 기점으로 현실화되길 고대한다. 많은 한계점이 거론되지만 다소 엉뚱한 북미 정상이라 상식을 뛰어넘는 통 큰 양보와 결단도 기대해본다. 1차 회담같이 별 진전 없이 끝날 것이라는 우려는 그저 기우여야 한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실질적이고 역사적인 회담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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