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오른쪽)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2.21(출처: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오른쪽)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2.21(출처: 연합뉴스) 

‘전대 막말’ 논란에 정면돌파
이해찬 “그들에 나라 못맡겨”
김병준 “우리는 미래로 갈 것”
김준교, 말실수 사과 후 “文두로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간 ‘전당대회 막말’ 논란을 둘러싼 공방전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당의 전당대회가 일주일 안으로 다가온 21일 민주당이 한국당을 겨냥해 ‘극우 정당’ 프레임 공세에 나선 가운데 한국당은 여당에 날을 세우며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이는 한국당의 전당대회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당의 ‘5.18 폄훼’ 파문으로 공세의 칼을 쥔 민주당은 한국당의 전당대회 막말 논란에도 집중 공세를 퍼붓고 있다. 한국당의 전당대회 ‘컨벤션효과’를 최소화하고 정국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민주당 40·50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한국당의 전당대회 막말 논란을 거론하고 “거기서 말하는 내용이나 행위를 보면 그분들에게 대한민국 장래를 맡길 수 있겠느냐”며 민주당의 재집권론을 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한국당은 5·18 망언과 탄핵 부정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망언 의원 제명에 동참해야 한다”면서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극우의 길을 계속 고집하면 국민적 지탄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극우 정당’ 프레임 공세에 대해 한국당은 정면돌파로 맞서고 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앞장섰다. 그는 이날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2·27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밖에서 우리 당을 많이 걱정한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엉망이 돼 가고 있다고, 야유와 과도한 발언이 넘치고 있다고 한다”며 “이것이 우리 당의 모습이 맞는가. 야유가 나올 때마다 박수 소리로 그 야유를 덮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정부여당을 겨냥해 “정부여당은 우리 당에서 일어나는 작은 소란이 전부인 양 우리를 마치 염려하듯 비난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작은 소란과 야유 몇 마디로 위안을 얻고 과거와 함께 가라. 우리는 미래로 가겠다”고 주장했다.

막말 논란의 중심에 선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자신의 발언으로 파문이 일어난 데 대해 사과하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후보는 전당대회 연설 중 문 대통령을 향해 “저 딴 게 무슨 대통령이냐”는 등 원색적으로 비난해 ‘막말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연설에선 “우리 당의 축제인 전당대회에 누를 끼치게 돼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젊은 혈기에 실수한 것으로 너그럽고 어여삐 봐주셨으면 한다”며 “저 혼자 치르는 전당대회가 아니다. 다른 후보님들께 진심으로 깊은 사죄의 말씀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문 대통령에 대한 비판 공세는 그대로 이어갔다. 이번엔 경제 분야였다. 그는 문 대통령을 베네수엘라에서 경제적·정치적 위기로 실권 위기에 내몰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빗댔다. 

김 후보는 “베네수엘라에 마두로가 있다면 대한민국엔 문두로가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베네수엘라는 민간 자산을 국유화하고 재산을 나눠줬다. 식량이 없어 동물원 동물을 잡아먹고 화폐는 휴지가 됐다. 우리도 이렇게 될까봐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이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낮추지 않는 배경엔 최근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막말 논란과 ‘5.18 폄훼’ 파문에도 한국당의 지지율이 소폭 반등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일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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