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공무담임권과 연령제한
[인권칼럼] 공무담임권과 연령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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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소득활동을 할 수 있는 직업이 필요하다.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산업시설이 자동화되면서 인간의 노동활동을 요구하는 분야가 축소되고 있다. 또한, 세계 경제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효율성을 극도로 추구하는 경제분야는 취업의 기회를 갈수록 감소시키고 있다. 청년실업의 시대를 넘어서 일자리의 축소는 공직시험의 시대를 열었다. 우리나라의 공무원시험의 열풍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공직과 관련해 헌법은 제25조에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담임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공무담임권은 국민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조직인 기관의 구성원이 되어 공무를 담당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즉 헌법이 보장하는 공무담임권은 입법부, 집행부, 사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등 국가·공공단체의 구성원으로서 그 직무를 담당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공무담임권에는 각종 선거에 입후보해 당선될 수 있는 피선거권과 공직에 임명될 수 있는 공직취임권이 있다.

헌법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공무담임권을 가진다고 하여, 법률에 따라 공직을 맡을 수 있는 균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것일 뿐이다. 공무담임권에는 공직취임 기회의 자의적인 배제뿐만 아니라, 공무원 신분의 부당한 박탈도 포함된다. 그래서 헌법재판소는 구 지방공무원법에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 공무원직의 당연퇴직하는 것을 규정한 것은 너무 과도하게 공무담임권을 제한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위헌이라고 판시했다. 즉 헌법재판소는 오늘날 누구에게나 위험이 상존하는 교통사고 관련 범죄 등 과실범의 경우마저 당연퇴직의 사유에서 제외하지 않는 것이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봤다.

헌법은 직업을 선택하고 이를 행사할 수 있는 직업의 자유와 공직에 취임해 공무를 담당할 수 있는 공무담임권을 규정하고 있다. 이 양자는 공직도 직업의 일종이란 점에서 상관관계를 갖는다. 그런데 공직과 관련해 직업선택의 자유는 누구나 자유롭게 공직을 선택할 권리가 아니라 국가가 제공하는 한정된 공직을 누구나 균등하게 담당할 수 있는 권리라는 점에서 누구나 평등하게 공직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공무담임권에는 직업의 자유가 적용될 수 없다.

헌법은 공무담임권의 구체적 내용을 법률로 정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 등 여러 직역에 관련 공무원법이 제정·시행되고 있다. 구 공무원법들에는 공무원 임용시험에 응시연령제한 규정이 있었다. 그런데 공무원시험에서 응시연령의 제한은 국민의 공무담임권을 제한하는 것이고, 공무담임권의 행사를 연령에 따라 차별하는 것이므로 헌법이 요구하는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 공무담임권은 법률에 따라 그 내용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공무원시험의 연령제한은 인력수급 상황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하고, 그러한 입법재량은 합리적인 범위라면 존중돼야 한다.

공무원법상 공무원 응시자격에서 연령에 관한 규정이 삭제된 것은 2009년도부터이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공무원법에서 공무원 임용시험의 응시연령을 어느 정도 제한하는 것은 직업공무원의 양성이나 직업공무원제도의 구현에 이바지하거나 유능한 인재를 사회의 각 분야에 안배시키는 효과 또는 공무수행의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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