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망명을 신청하며 잠적한 조성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딸이 북한으로 송환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탈리아 정가에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해 3월 20일 조 대사대리가 이탈리아 산피에트로디펠레토에서 열린 문화 행사에서 ‘로베레토 자유의 종’을 들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지난해 말 망명을 신청하며 잠적한 조성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딸이 북한으로 송환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탈리아 정가에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해 3월 20일 조 대사대리가 이탈리아 산피에트로디펠레토에서 열린 문화 행사에서 ‘로베레토 자유의 종’을 들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이탈리아 정부가 지난해 말 망명을 신청하며 잠적한 조성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딸이 북한으로 송환된 것으로 확인했다. 

이탈리아 외교부는 20일 오후(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딸이 북한으로 되돌아간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외교부는 성명에서 “북한 측이 작년 12월 5일 통지문을 보내와 조 전 대사대리와 그의 아내가 11월 10일에 대사관을 떠났고, 그의 딸은 11월 14일에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북한측은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조부모와 함께 있기 위해 북한에 되돌아가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으며, 대사관의 여성 직원들과 동행해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평양으로 송환됐다고 주장한 후 나온 것이다.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강제로 송환된 것으로 다수의 언론이 보도하자 정치인들과 인권 단체를 중심으로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만리오 디 스테파노 외교차관은 “이탈리아는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을 보호했어야 했다”며 “그의 딸이 세계 최악의 정권 가운데 하나로부터 고문을 당하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지 뉴스통신 ANSA에 따르면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은 17세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반면 북한을 자주 왕래하며 이탈리아 정가에서 북한 사정에 가장 밝은 인물로 여겨지는 안토니오 라치 전 상원의원은 조 전 대사대리의 자녀가 강제 북송됐다는 보도를 반박했다. 

라치 전 의원은 뉴스통신 AdnKronos에는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장애를 갖고 있다고 소개하며 조 전 대사대리 부부가 잠적 시 불편을 우려해 딸을 데려가는 것을 포기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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