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완희 기자] 필리핀 가사 도우미 불법 고용 의혹을 받는 조현아 전(前) 대한항공 부사장이 24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 2018.5.24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필리핀 가사 도우미 불법 고용 의혹을 받는 조현아 전(前) 대한항공 부사장이 24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 2018.5.24

남편, 특수상해 혐의로 조현아 고소

박씨 “폭행에 살점까지 떨어져나가”

조현아 “명예훼손 고발 심각히 고려”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남편 박모씨의 이혼소송이 점입가경이다. 박씨가 조 전 부사장의 폭언과 폭행을 폭로하자 조 전 부사장도 이에 반박하고 나섰다.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20일 입장문을 통해 “조 전 부사장은 결혼 생활 동안 남편 박모씨에게 최선을 다했다”며 “박씨가 알코올과 약물에 빠져있지 않을 때는 다툰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다툼의 이유가 남편의 알코올·약물 중독 때문이라는 취지다.

이어 “아이들이 만 5세로 매우 어리고 가정의 내밀한 사정에 관한 언론보도로 받게 될 상처를 고려해 아이들에 대한 보도는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전 부사장이 아이들을 학대했다는 박씨의 주장과 관련해 변호인은 “신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자녀를 학대한 사실이 없다. 애정으로 최선을 다해 돌봐왔다”며 “박씨가 알코올 중독증세로 잘못 기억한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허위로 주장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박씨는 결혼 전부터 공황장애를 앓고 알코올 중독 문제를 갖고 있었다. 혼인 이후에도 중독 증세가 심해서 3차례에 걸쳐 입원했다”며 “특히 조 전 부사장이 술을 먹지 못하게 하자 집 앞 복도 소화전에 몰래 소주를 숨겨두고 마시고 집 앞에 쓰러져 119에 신고한 적도 셀 수 없이 많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박씨가 운영하는 성형외과 병원 근무 중에도 음주를 해 운전기사들이 병원 근처 가게들에 박씨에게 술을 팔지 말라고 부탁했다”면서 “자녀들 앞에서 이상증세를 보여 어린 자녀가 박씨의 이상증세를 눈치 챌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조 전 부사장 측은 박씨에 대한 법적 대응도 시사했다. 변호인은 “일방적 허위 주장으로 형사 고소 및 고발한 것은 이혼 위자료나 재산분할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며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남편 박모씨가 공개한 영상. (출처: KBS 유튜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남편 박모씨가 공개한 영상. (출처: KBS 유튜브)

앞서 조 전 부사장의 남편 박씨는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뒤부터 조 전 부사장의 폭언과 폭행의 빈도가 높아졌다며 지난해 4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소송을 냈다. 또 자녀들에게 폭언 등 학대를 하고 자신 역시 그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서울 수서경찰서에 아동복지법 위반과 특수상해 등 혐의로 조 전 부사장을 고소했다.

고소장을 통해 박씨는 조 전 부사장이 화가 난다는 이유로 “죽어”라고 고함을 지르며 자신의 목을 조르고, 태블릿PC를 집어 던져 엄지발가락 살점이 떨어져 나갔다고 주장했다. 이런 내용을 뒷받침할 사진과 동영상도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아이들을 학대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아이들이 밥을 빨리 먹지 않자 조 전 부사장이 수저를 집어 던져 부수고 잠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씨는 양육자지정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박씨는 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그의 자녀 삼남매가 보유하고 있는 가족회사 지분이 특정 업체에 무상으로 넘어갔다고 배임죄를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부사장 측 변호인은 “해당 재산처분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적받은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항공·한진칼·유니컨버스의 각 법인의 기관(이사회·주주총회)이 결정했다”며 “조씨는 이에 관여한 바 없고 오직 회사나 공정위 의견에 따라 대승적으로 협조했다”고 부인했다.

이날 서울 수서경찰서는 조 전 부사장의 폭행과 아동학대 등 혐의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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