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연합뉴스) 한국 남자 축구가 120분 연장 혈투 끝에 '복병' 우즈베키스탄을 잡고 3회 연속 아시안게임 4강에 진출해 24년 만의 정상 정복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9일 광저우 톈허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에서 10명이 싸운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1-1 상황에서 연장 전반 2분 터진 박주영(AS모나코)의 결승골과 연장 전반 12분 김보경(오이타)의 쐐기골을 보태 3-1로 이겼다.

한국은 지난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준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에 0-1로 졌던 아픔을 16년 만에 되갚으면서 우승을 향해 한 걸음 전진했다.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오는 23일 톈허스타디움에서 준결승전을 펼친다.

4만3천800명의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중국과 16강전에서 골 폭죽을 터트렸던 베스트 멤버를 그대로 내세운 한국은 4-2-31 전술의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로 박주영(AS모나코)이 출격하고 지동원(전남)이 섀도 스트라이커로 2선 공격을 담당했다.

좌우 날개로 나선 김보경(오이타)과 조영철(니가타)의 빠른 공간 침투를 앞세워 공세에 나선 한국은 전반 3분 만에 코너킥 상황에서 '골 넣는 수비수' 홍정호(제주)의 헤딩슛이 작렬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캡틴' 구자철(제주)의 오른쪽 코너킥이 페널티지역에서 한 차례 튀자 공격에 가담한 홍정호가 헤딩슛으로 우즈베키스탄 골대 오른쪽 구석을 뚫었다.

예상 밖에 빠른 선제골로 자신감을 얻은 한국은 전반 17분 박주영이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터닝슛으로 추가골을 노린 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기회를 놓쳤다.

한국은 전반 28분에도 박주영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조영철의 크로스를 골대 정면에서 머리로 방향을 돌렸지만 골대를 훌쩍 넘었다.

한국은 후반 12분 우즈베키스탄의 공격수 이반 나가예프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해 수적 우위를 차지하며 유리한 상황을 맞았지만 좀처럼 결정력이 살아나지 않으며 고전했다.

후반 19분에는 후반 투입된 홍철(성남)이 찔러준 패스를 윤석영(전남)이 잡아 단독 기회를 잡았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차면서 기회를 날렸다.

빠른 선제골 이후 추가골 사냥에 머뭇거리며 빈공을 이어가던 한국은 후반 26분 엉성한 볼처리로 우즈베키스탄에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미드필드 지역 왼쪽에서 신광훈(포항)이 상대 공격수의 압박에 볼을 놓쳤고, 쇄도하던 우즈베키스탄의 셰르조드벡 카리모프가 볼을 낚아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슛으로 동점골을 만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행운의 동점골을 얻은 우즈베키스탄은 골키퍼를 뺀 9명의 선수가 페널티지역에서 견고한 수비성을 쌓았고, 한국은 일방적으로 공격을 퍼부었지만 정교한 플레이가 살아나지 못해 끝내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위기의 상황에서 해결사로 나선 것은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에 합류한 와일드카드 박주영이었다.

전반에 몇 차례 위력적인 슛을 선보였던 박주영은 연장 전반 시작과 함께 김영권(도쿄)의 스루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나서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 그물을 갈랐다. 박주영의 이번 대회 3호골이자 준결승 진출을 확정하는 결승골이었다.

상승세를 살린 한국은 연장 전반 12분 우즈베키스탄의 수비수가 볼을 놓치는 사이 김보경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쐐기골을 만들어 승부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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