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 폼생폼사가 아닌 안보문제
[정치칼럼] 폼생폼사가 아닌 안보문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얼마 전 적군의 총알을 막아야 하는 철모가 총알에 뚫리는 것이 알려졌음에도 지급한다고 하고 이제는 삼일절을 맞아 군의 사기 진작을 위해 전투복에 칼라가 선명한 태극기를 단다고 한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군인들의 사기와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전투시 적에게 노출될까봐 얼굴마저 새까맣게 칠을 하여 위장하는데 색깔도 선명한 하얀 바탕에 빨강 파랑이 빛나는 태극기를 전투복에 부착한다는 발상부터 아이러니하다. 이렇게 원색의 태극기 부착하면 군의 사기가 올라가는 것인가?

날아오는 총알에 뚫리는 철모와 여기에 군복마저 어두운 곳에서도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는 타깃이 되는 마크를 붙인다. 이런 장비와 복장으로 준비된 군인들에게 과연 전장에서 온전한 임무수행을 기대할 수 있을까? 요즘은 첨단장비의 장착으로 칠흑처럼 어두운 밤에도 적군을 탐지하고 상상 이상의 거리에서도 스나이퍼의 총알이 날아온다. 이를 아는 장병들은 작전에 임하기 전부터 불안감에 자신의 포지션마저 지켜내지 못할 것이다. 날아오는 총알에 납작 엎드려 있어도 관통당하는 철모를 가졌으니 작전은커녕 아예 벙커 밖으로 나서지도 못할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장병들의 사기 진작이 문제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북한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고 우리는 핵에 대적할 무기가 없다. 당장 북미회담 결과가 어떤 형태로 영향을 미쳐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첫째도 둘째도 안보강화인데 군사력도 딸리고 있는 전투병마저 무장해제 수준의 장비장착이라면 임무해태 상황인 것이다. 전쟁은 예고편이 없다. 평소에 원색 태극기를 달고 전쟁이 나면 위장색 태극기로 바꿔달 것인가. 전쟁은 훈련이 아니고 실전이다. 태극기를 바꿔달 시간에 총을 챙기고 군장을 꾸려야 한다. 작년부터 급격히 조성된 남북평화 무드에 너무 앞서간다. 체제를 유지하던 기조가 하루아침에 바뀔 수가 없는 것인데도 마치 자기최면에 빠진 듯 평화모드를 강행하고 있다. 정부는 적의 속도 모른 채 최전방의 초소도 폭파시켰고 군사훈련마저 눈치를 보고 있다. 군복 및 장비는 전시에 가능한 모든 위협에 대비해 만들어져야 한다. 몸을 지키고 신속한 이동이 가능하도록 발전을 거듭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노력이 뒤쳐진다. 매번 발견되는 거액의 방산비리는 끝이 없고 당장 눈앞의 위험에 겨우 군대 사기 진작이라며 태극마크의 붙임과 떼기를 만드는 지휘본부를 보니 첩첩산중의 국방정책이 안쓰럽다.

폼에 살고 폼에 죽는 것이 아닌 기능적 실속과 체계적 대응으로 안보의 맹점을 보완해 나아가야 하는 것이 급선무다. 한치 앞을 모르는 내일을 미리 누릴 것이 아니라 현재를 지켜야 한다. 국방백서에서 북한군은 적군이 아니라는 표기가 먼저가 아니고 군복을 패션복인 양 마크를 붙였다 뗄 것이 아닌 본연의 목적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는 것이 먼저다. 해마다 빨갛게 날짜를 새기며 행사를 치르는 것은 과거의 역사와 선현들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음을 잊지 않고 보다 나은 내일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서이다. 2년도 못되는 군복무 기간에 총 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군인들이 수두룩한데 점점 약화되는 전투력은 생각지 못하고 모양새만 갖추려 해서는 안 된다. 국방부는 평화무드에 휘둘릴 것이 아닌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보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세계는 자국을 위해 공동의 협정과 협약도 던지는 마당에 9.19군사합의서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언제고 번복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는 힘이다. 그리고 패션은 군복에서 찾을 것이 아니다. 원색의 태극기는 군복에 붙일 것이 아니라 군인들의 마음에 붙여 나라와 군대에 대한 애국심과 자긍심을 살려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