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삼국지] 조조의 기개 2
[다시 읽는 삼국지] 조조의 기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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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윤 소설가

동탁이 달아난 도읍 낙양에 8로군 제후들이 입성해 군대를 주둔시켰다. 그들이 더 이상 진군을 하려 하지 않자 조조는 자신을 따르는 만여명의 군사를 이끌고 그들 곁을 떠나 동탁의 뒤를 추격했다. 얼마 뒤 여포와 맞붙어 싸움을 벌였으나 역부족이었다. 달아나던 조조의 군사들은 산 뒤의 숨어 있던 복병들에게 공격을 받았다.

조조는 황망했다. 급히 말을 달려 달아날 때 정면으로 서영과 마주쳤다. 조조는 말머리를 돌려 오던 길로 되달아날 수밖에 없었다. 서영은 급히 활을 들어 살을 메겼다. 백우전이 바람을 가르며 조조의 오른편 어깻죽지를 보기 좋게 맞혀 버렸다. 조조는 아찔하고 아팠으나 미처 살을 뽑을 틈이 없었다. 어깨에 살을 꽂은 채 급히 말을 달렸다. 온몸에 땀이 비오듯 했다. 그가 막 언덕을 향해 달아나는 순간이었다. 숲속에 매복해 있던 적의 군사 두 명이 달아나 오던 조조의 말 뱃구레를 향해 창을 찔렀다. 뜻밖의 일이었다. 말은 구슬피 울어 곤두박질을 쳤고 조조는 공중에서 뒤집히면서 말 아래로 떨어져 버렸다.

서영의 두 군사는 기쁨을 이기지 못했다. 조조를 사로잡아 서영의 진영으로 끌고 가려 할 때였다. 돌연 앞을 가로 막으며 일원 대장이 우레 같은 고함을 치며 달려들었다.

“적병은 무례하지 마라!”

조조가 얼른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조홍이었다. 조조는 저승에서 그를 만난 듯 반가웠다. 적병은 조홍의 위풍에 놀라 겁을 먹고 조조를 버리고 달아났다. 조홍은 말을 달려 두 적병을 찌른 후에 급히 말을 내려서 조조의 어깨에서 화살을 뽑았다. 조조는 반가운 반면 넋을 잃었다.

“나는 이곳에서 죽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아우는 속히 이곳을 도망쳐 가라!”

“형님! 제 말을 얼른 타십시오. 저는 뛰어서 가겠습니다.”

“뛰어 가다니 말이 되느냐? 적병들이 쫓는데 무슨 말이냐?”

“저 같은 몸이야 세상에 허다하고, 형님께서 아니 계시면 이 나라는 망합니다.”

조조는 종제(從弟)인 조홍의 의기에 감동했다.

“내가 만약 이곳에서 살아난다면 모두가 너의 힘이고 공덕이다.”

조조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말에 올랐다. 조홍은 갑옷투구를 벗어 버리고 말구종이 되어 조조의 뒤를 날쌔게 따랐다.

사경 때쯤 돼서 한 곳에 당도하니 앞에는 한줄기 강이 가로 막혀 있고, 뒤에는 쫓아오는 적병들의 고함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는 듯했다. 조조는 기가 막혔다.

“내 명도 이제 고만인가 보구나. 살아날 방도가 없구나.”

조조가 탄식을 하자 조홍은 급히 형을 말에서 내려 그를 업고 좁은 다리를 건넜다. 겨우 다리를 건너 맞은편에 당도하니 뒤쫓아 온 적병들은 그들을 향해 화살을 쏘아 붙였다. 조조는 조홍과 함께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동이 환하게 트일 때까지 30여리를 앞만 보고 달렸다.

그들이 잠깐 언덕 밑에서 숨을 돌리며 앉아 있을 때 돌연 함성이 크게 일며 한 부대가 쫓아오는 것이었다. 자세히 보니 강 상류를 건너서 오는 서영의 군사였다.

조조는 황황해서 어찌할 줄을 몰라 하고 있을 때 하후돈, 하후연이 수십기의 군마로 나는 듯이 달려와서 서영을 꾸짖었다.

“이놈, 역적의 앞잡이 서영아. 우리 주군을 상하게 하지 마라!”

서영은 창을 들고 하후돈에게 덤벼들었다. 두 장수는 교전 수합에 하후돈이 서영을 말 아래로 떨어뜨려 버렸다. 남은 적병들은 바람같이 흩어져 버렸다.

위기의 일발이었다. 조조가 겨우 숨을 돌렸을 때 조인, 이전과 악진 등 모든 장수들이 제각기 군사를 거느리고 조조를 찾아왔다. 조조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조조가 패잔병을 수습하니 만여명의 군사가 겨우 5백여명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조조는 하는 수 없이 하내로 돌아갔다. 그러나 역적 동탁을 무찌르려는 그의 기백은 제후 중에 으뜸이었다. 그 때까지도 8로군 제후들은 낙양에 제각기 영문을 정하고 진을 친 채 주저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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