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명품 무기로 자랑하던 K-21 장갑차가 결함투성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월 도하 훈련 중 침몰한 장갑차를 합동조사단이 조사한 결과 4가지 사고 원인이 규명됐다. 침몰 사고 당시 장갑차 전방부력의 부족, 파도막이 기능상실, 엔진실 배수펌프 미작동, 엔진브레이크 작동 시 전방 쏠림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번 결과는 우리의 무기 제작 과정이 얼마나 부실했는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군 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무기·장비 사고가 운영상의 문제라면 기강을 확립하는 차원에서 해결될 수도 있겠지만 만약 기계 자체의 결함이라면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무기 체계는 개발을 하든, 도입을 하든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까지 막대한 재원이 투입된다. 해외에서도 무기 개발이 순조롭지 않거나 완성된 무기에 결함이 발생해 개발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국방부는 K-21 장갑차 사고와 관련해 국민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군에서 관련자를 엄중하게 문책한다고 하지만 국민이 보기에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행동과 다를 바 없다. 그렇지 않아도 군에 대한 불신이 판치는 마당에 이번 사건으로 군은 더 큰 불신을 안게 됐다. 결국 투명성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K-21 장갑차를 개발하는 과정이 투명하고 규정과 원칙에 의해 진행됐다면 과연 지금처럼 ‘부실한’ 명품 장갑차가 나왔을까 싶다.

정부에서는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체질을 수출형으로 개선한다고 한다. 하지만 세계 어느 나라라도 감동할 수 있는 명품 무기를 만들어 내는 일은 무기 개발 과정이 투명하지 않고서는 이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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