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천지일보
홍콩. ⓒ천지일보

[천지일보=이솜 기자] 중국 정부가 광둥성 9개 도시와 홍콩, 마카오를 묶어 미국의 실리콘 밸리와 같은 세계적인 혁신 경제권으로 개발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내놓았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중화권 언론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웨강아오 대만구(Great Bay Area) 발전계획 요강’을 발표했다. 웨강아오는 광둥·홍콩·마카오 지역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이번 대만구 경제권이 구축되면 총인구 6800만명, 국내총생산(GDP) 1600조원의 거대 경제체제가 형성된다. 이는 한국의 경제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특별한 관심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국무원은 오는 2022년까지 웨강아오 대만구의 기본적인 틀을 마련하고, 2035년까지 경제권 구축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중국 정부는 대만구 발전계획에서 “차세대 IT, 바이오기술, 프리미엄 장비, 신소재, 신형 디스플레이, 차세대 이동통신망 등을 주요 산업으로 육성하고,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 자동차 등을 핵심으로 한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며 대만구를 첨단기술 중심지로 발전시켜 미국의 ‘실리콘 밸리’나 일본의 ‘도쿄만’과 같은 세계적인 경제권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홍콩은 국제금융·무역·물류·항공의 중심 도시로, 마카오는 관광 허브이자 브라질 등 포르투갈어 경제권과 교류 중심으로, 광저우는 대만구의 내륙 중심 도시, 선전은 혁신기술의 특별경제구역으로 각각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웨강아오 대만구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와도 연계돼 추진될 예정이다. 

이번 계획이 발표되자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람 행정장관 등은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일부에서는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와 같은 홍콩의 고유한 차별성이 사라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 남부에는 상대적으로 명문 대학과 연구소가 적어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혁신 경제권으로 성장에 필요한 R&D 인력의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우려 요소 중 하나다.

SCMP는 “대이란 제재 등으로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았거나 제재받을 위험이 있는 화웨이와 ZTE를 비롯해 많은 기업이 중국 첨단업체의 부상을 우려하는 미국의 견제를 받는 것도 대만구 발전에 부정적인 요소로 꼽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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