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왼쪽)가 6일 북한 방문길에 올라 평양에서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오른쪽)와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출처: 연합뉴스)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왼쪽)가 6일 북한 방문길에 올라 평양에서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오른쪽)와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출처: 연합뉴스)

영변핵폐기-제재완화 합의문 조율 주목

폼페이오·비건, 조건부 ‘제재완화’ 언급

비핵화-대가 일정표 포함 로드맵 예상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미가 베트남 하노이에서 의전에 이어 의제 실무 협상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외교가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사라 불리는 김창선 국무위 부장과 대니얼 월시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하노이에서의 의전 조율에 이어 이르면 20일 의제 조율을 위한 2차 실무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17일(현지시간) 김창선 부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팀과 월시 부비서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미국 대표단은 하노이에서 정상회담 동선과 경호 등 의전 관련 문제를 조율하기 위해 협상을 시작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합의문 작성을 위한 의제 협상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지만, 오는 27~28일 정상회담을 1주정도 앞둔 만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 대미특별대표의 하노이 2차 실무협상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은 지난 6~8일 평양에서 이뤄진 첫 실무협상에서 ‘12개 의제’를 놓고 담판을 벌였다. 지난해 6.12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개 항인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항구적 평화’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유해 송환’ 등을 구체화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2차 실무협상에서는 영변 핵 시설 폐기·검증과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로 종전선언, 제재완화 등을 놓고 합의문 초안을 완성할 수 있을지가 핵심 사안이다. 비건 대표는 지난주 한국 여야 대표단이 방문했을 때 “다음 실무협상에서는 합의문 작성에 들어간다”고 언급한 바 있다.

북한은 영변 핵 폐기 대가로 제재완화를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제재완화를 위해서는 영변 핵 폐기 이상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포괄적 핵 신고 제출 시한이나 또는 향후 사찰 방식과 일정 등이 명시된 로드맵을 내놓길 원하고 있다. 아니면 플루토늄·우라늄 농축 시설의 폐기나 미국까지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일부 반출 등을 원하고 있다.

앞서 지난 13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제재완화의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의 의도”라고 말하면서 2차 실무협상을 앞두고 ‘제재완화’를 언급했다. 이는 그동안 비핵화가 먼저 이뤄지지 않고는 제재완화는 없다는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표현으로 북한의 전향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 실무협상 책임자인 비건 대표도 지난달 말 스탠퍼드대 연설 당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모든 조치를 끝날 때까지는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2차 실무협상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해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와 더불어 일부 유류수입이나 금융제재 완화 등 조건부 제재완화를 실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북한의 비핵화 조치 일정 시한 안에 일부분 제재완화를 한다는 단계적 조치의 일정표가 있는 로드맵이 나오지 않겠냐 하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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