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째 단식 중인 김건중 동국대 부총학생회장이 3일 오전 10시경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고 있다. (사진출처: 미래를여는동국공동추진위원회)
50일째 단식 중인 김건중 동국대 부총학생회장이 3일 오전 10시경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고 있다. (사진출처: 미래를여는동국공동추진위원회)

“신임 총장 ‘대화합’의 일환…
의사결정구조에 학생들도 함께”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립 동국대 총장과 이사장 사퇴를 촉구하며 50일간 단식투쟁을 벌였던 김건중 전 부총학생회장의 무기정학이 2년 반 만에 해제됐다. 26세 나이에 무기정학을 당한 그는 29세가 돼서야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됐다.

김 전 부총회장은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무기정학이 2년 반 만에 해제됐습니다’라는 입장문을 공개했다. 그는 “2월 학교로부터 ‘무기정학 해제 통보’라고 적힌 공문 한 장을 전달받았다”며 “이는 신임 총장이 말하는 ‘대화합’의 일환으로 말미암은 징계 해제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부총회장은 “2년 반의 시간을 그 누구도 보상해주지도, 사과하지도 않지만, 그것이 신임 총장의 대화합이라면 그 대화합에 학생들도 함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학교의 운영과 각종 의사결정구조에 학생들이 함께해야 한다”고 피력하며 학생들이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김 전 부총회장은 “우리 학교를 사랑하기 때문에 못된 놈들이 학교를 잡아먹고 좌지우지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끊임없이 감시할 것”이라며 “그것이 학생의 본분이자, 우리학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동국대가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그 날까지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25일 서울시 중구 필동로 동국대 본관 앞에서 미래를 여는 동국 공동추진위원회(위원회)가 ‘부당한 무기정학, 학교당국 규탄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중 전 부총학생회장의 몸에 징계사유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위원회는 지난 18일 동국대가 ‘학생명부 파기’를 근거로 김 전 부회장에게 무기정학 징계 처분을 내리자 이가 부당한 처분이라며 징계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천지일보
25일 서울시 중구 필동로 동국대 본관 앞에서 미래를 여는 동국 공동추진위원회(위원회)가 ‘부당한 무기정학, 학교당국 규탄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중 전 부총학생회장의 몸에 징계사유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위원회는 지난 18일 동국대가 ‘학생명부 파기’를 근거로 김 전 부회장에게 무기정학 징계 처분을 내리자 이가 부당한 처분이라며 징계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천지일보DB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15년 10월 15일, 그는 동국대 본관 앞에서 천막을 치고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그가 단식을 선언한 이유는 종단의 총장선출 개입 의혹을 받는 동국대 총장 보광스님과 문화재절도 의혹을 받는 이사장 일면스님의 동반 퇴진을 위해서였다.

그 전부터 계속 제기돼온 두 스님의 사퇴는 2015년 9월 17일 학생총회라는 공식적인 의결기구를 통해 처음으로 안건이 의결됐다. 그러나 한 달간 변화된 것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최후의 투쟁 방법으로 목숨을 건 단식을 선택했다.

이에 동국대 학생상벌위원회는 2016년 7월 18일 공문을 통해 김 전 부총회장에게 재학생 명부 무단파기를 이유로 무기정학 처분을 내렸다.

2015년 9월 동국대 총학생회는 학생총회 참석 인원을 파악하고자 학교 측에 요구, 재학생 명부를 수령했다. 학생총회 성사 이후 김 전 부총회장은 학교 측에 명부를 반납하지 않고 직접 파기했다. 학교 측은 지난 3월 기자회견을 통해 재학생명부 반환을 공식 요구했고, 이에 응하지 않자 김 전 부총회장에게 무기정학 징계를 내렸다.

이에 대해 김 전 부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공문을 찍은 사진을 올리고 재학생 명부를 파기한 이유에 대해 학생총회에 참석한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학교는 무기정학 처분을 취소하지 않았다. 

동국대학교가 김건중 전 부총학생회장에게 발송한 공문(출처: 김 전 부회장 페이스북 화면 캡처)
동국대학교가 김건중 전 부총학생회장에게 발송한 공문(출처: 김 전 부회장 페이스북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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