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미 외교 대표단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교민 간담회를 마지막으로 5박 8일간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문 의장 일행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등 미국 조야의 고위층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2차 북미회담에 대해 우리측 의견을 전달하면서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에 성공을 거두어 항구적 평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는, 2차 북미회담의 진정한 목표를 전달했다. 이러한 대표단의 초당적 의원외교가 미국 조야에서 비핵화 낙관론으로 돌아서는 등 성과가 있었다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이뤄지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우리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는 문 의장의 말은 자칫 오해성(誤解性) 발언으로 문제될 수 있다. 이 내용은 마치 1943년 미국과 영국, 중국 등의 대표가 모여 우리나라에 독립국가를 세운다는 카이로선언이나, 그 이후 얄타회담, 포츠담회담의 결정처럼 우리 영토 내에서 3.8선이 그어지고 휴전이 되는 등 국제적 협약 결정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전혀 관여하지 못했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은 자주국가로서, 한반도 상황의 당사자국으로서 대한민국이 그때와는 사정이 다르다고는 하나 북미정상회담의 특수성에서 볼 때에 직접적인 주역은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문희상 국회의장이 언급했고, 바라던 바대로 우리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2차 북미회담이 대한민국 입장에 반(反)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정부에서는 사전에 남북협력과 한미동맹을 앞세워 철저하게 대처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런 맥락에서 한미양국이 이견차를 보여왔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지난 10일 원만히 타결했으며, 또 지난 14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한미외교장관이 만나 북미회담 성공적인 개최 방안에 대해 양국 간 의견을 교환하는 등 한미 간 변함없는 동맹을 재확인하고 필요한 공조 절차를 거치고 있는 중이다.  

정부가 이처럼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성공적인 개최가 되도록 한미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청와대에서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여는 등 다각적인 지원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차제에 국회에서도 성공적인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정부대책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문희상 국회의장과 정당대표, 원내대표 등 여야 대미 외교 대표단이 국민혈세로 외유한 것밖에는 안 될 것이다. 제2차 북미회담 앞두고 국회에서도 응당 해야 할 몫이 있을 것이니 국회의장과 여야대표들은 국회대책 마련에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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