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연령대별 교통사고 증감률. (도로교통공단) ⓒ천지일보 2019.2.16
최근 5년간 연령대별 교통사고 증감률. (제공: 도로교통공단) ⓒ천지일보 2019.2.16

전국 27개 면허시험장서 교통안전교육 운영

지자체, 고령운전자 면허증 반납 제도 시행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1.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호텔 지상주차장 건물 앞에서 96세 유모씨가 몰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후진하다가 행인 이모(30)씨를 치었다. 이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을 거뒀다.

최근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고령운전자의 대한 적성검사를 더욱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은 15일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올해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개정 전 면허를 갱신·취득한 고령운전자들이 안전을 위해 재검사와 교육에 참여해 줄 것으로 촉구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1월 1일부터 만 75세 이상 고령운전자의 면허증 갱신·적성검사 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면허취득 또는 면허증 갱신 전에 반드시 면허시험장에서 교통안전교육(2시간)을 이수하도록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본격적인 시행에 나섰다.

도로교통공단은 전국 27개 운전면허시험장을 통해 고령운전자들의 교통안전교육을 운영 중이다. 교통안전교육은 무료이며 운전에 필요한 능력을 스스로 진단하는 ‘인지능력 자가진단’과 안전운전을 위한 교육 등으로 이뤄진다.

이런 가운데 고령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하면 교통비를 지원해주거나 고령운전자에 대한 운전 능력 점검을 강화하는 등 대응책이 나오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이 지자체와 협업해 마련한 면허증 자진 반납 인센티브 제도는 부산시 및 서울 양천구와 경기 일부 지역에서 시행 중이다. 이 제도는 고령자 교통사고 예방 및 줄이기에 실효성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산시의 경우 국내 최초로 면허증 자진 반납 인센티브 제도로 2017년 대비 2018년 고령운전자 유발 교통사고 사망자가 42% 줄었다. 올해부터 시행 중인 양천구에서는 1월 한 달 동안 170여명의 고령운전자가 자발적으로 면허증을 반납했다.

윤종기 도로교통공단 이사장(왼쪽)이 고령운자와 면허증 자진반납 서약식을 진행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도로교통공단) ⓒ천지일보 2019.2.16
윤종기 도로교통공단 이사장(왼쪽)이 고령운자와 면허증 자진반납 서약식을 진행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도로교통공단) ⓒ천지일보 2019.2.16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발생한 고령운전자 유발 사고 소식들이 고령운전자에 대한 막연한 적대감을 불러일으켜 세대 간의 갈등을 조장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이에 도로교통공단이 작년 6월부터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예방 대책으로 개발해 배포한 ‘실버마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 인천,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발히 배포된 실버마크는 고령운전자와 비고령운전자, 안전한 운전문화를 선도하는 교통 관련 기관이 손을 맞잡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이 마크는 양보와 배려를 통해 안전한 운전문화를 만들어 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윤종기 도로교통공단 이사장은 “실버마크 부착을 활성화해 어르신들의 교통사고 피해를 감소시키는 한편 어르신 운전자에 대한 배려와 양보 문화를 확산시켜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선진교통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75세 이상의 교통사고 증가율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2∼2017년 교통사고 증감률을 살펴보면 75∼79세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14.3%, 이에 따른 사망자는 4.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80세 이상의 경우 사고 발생 18.5%, 사망자 16.8%로 증가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전면용 실버마크(왼쪽)와 차량 후면용 실버마크. (제공: 도로교통공단) ⓒ천지일보 2019.2.16
차량 전면용 실버마크(왼쪽)와 차량 후면용 실버마크. (제공: 도로교통공단) ⓒ천지일보 2019.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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