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김혁철 실무협상 앞두고 ‘조건부 제재완화’ 내걸어
국제회의 계기 한미외교 만나 “北 검증된 비핵화” 공감
폼페이오 “김정은, 약속 이행해야” 신뢰·검증 동시 강조
“2차회담서 1차회담 합의사항에 대해 ‘진짜 진전’ 기대”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예정된 가운데 열흘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 간 어떠한 조율이 이뤄졌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국무부는 14일(현지시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미국과 폴란드 공동주최로 열린 ‘중동 평화와 안보 증진을 위한 장관급 회의’ 참석을 계기로 양자 회담을 갖고 2차 북미정상회담 의제 등을 두고 한미 협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양 장관은 이날 북미 간 핵심의제 조율 상황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미 국무부는 양 장관이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해 진행 중인 노력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한미 외교 수장이 만나 남북, 북미 간 최근 진행 상황에 대해 공유했다”면서 “양 장관은 한미 동맹의 지속적인 힘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한미일 3국 간 협력에 대한 의지도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15일 외교부에 따르면, 양 장관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방북 등 2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최근 진전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각급에서 긴밀한 협의를 가졌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폴란드 순방 중에 조건부로 제재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주목됐다. 이는 추가 실무회담에 앞서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의 구체화를 이끌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좋은 결과를 내놓으면 충분한 상응 대가를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 제재완화의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의 전적인 의도”라고 말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미 CBS방송 인터뷰와 14일 질의응답에서 “이번 주말 미국팀이 아시아에 다시 파견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의 2차 실무협상 재개에 대해서도 예고했다. 이날 북미 양측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최종 합의문 작성 내용의 핵심의제와 의전 등을 확정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서 “그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의 전적인 의도”라며 “이러한 결정을 하는 것은 김 위원장에게 달렸다. 그는 우리에게 비핵화 할 것이라고 말했고, 지금은 그가 이를 이행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제재완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 약속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을 선결 조건으로 내걸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은 우리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비핵화를 말했고 우리 역시 ‘신뢰하지만 검증할 것’이라는 말을 해왔다”면서 그는 “우리는 그가 그렇게 하는지를 봐야 하고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는 2월 말 베트남에서의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가능한 한 멀리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비핵화 조항뿐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안보와 긴장완화, 군사적 위험성 완화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북미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한 4가지 주요 조항 각각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들을 이뤄내기를 희망한다”며 “한반도의 안보·평화, 비핵화, 북한 주민을 위한 더 밝은 미래 창출 노력 등을 꼽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들 조항 각각에 대한 진짜 진전을 이뤄내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다. 북미 두 지도자도 그렇게 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