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만해광장에서 미래를여는동국공동추진위원회 등 동국대 학생들이 ‘종단(조계종) 개입 반대’를 외치며 조계사를 향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4.13
13일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만해광장에서 미래를여는동국공동추진위원회 등 동국대 학생들이 ‘종단(조계종) 개입 반대’를 외치며 조계사를 향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4.13

“후보자 자질·도덕성 검증 안돼”
신임 총장에게 학교 정상화 촉구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립 동국대 학생들이 4년전 총장 선거 과정에서 일어난 종단 개입 사태가 이번 19대 총장 선출에도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미래를여는동국공동추진위원회(미동추)는 최근 ‘동국대 총장선거종단개입사태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종단개입 없는 민주적인 동국대를 염원했지만, 이번 선거 역시 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미동추는 “간선제로 진행된 총장 선거는 형태만 변했지 2014년과 마찬가지로 법인과 이사회는 동국대 정상화를 위한 본질적인 구조개선을 철저히 외면한 채 종단개입의 과오를 반복하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총추위)는 사회적으로 부적격함이 확인된 인사들을 총추위원으로 선임했으며, 총장 후보 대상자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 역시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후보자의 연구윤리문제를 비롯한 자질과 도덕성에 대한 검증 지표와 프로세스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학부 대표는 기형적으로 대표성이 부재한 전직 학생회임원이 선임됐고, 그로인해 선거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과 요구는 단 하나도 반영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미동추는 동국대 정상화는 차기총장의 의무라며 신임 총장 윤성이 교수에게 ▲종단개입사태 해결 ▲종단개입사태에 부역한 교직원들 청산 ▲한태식(보광스님) 전 총장 체제하에 부역한 자들 청산해 ▲김건중 전 동대총학생회 부총회장 부당징계 즉각 원천무효화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무분별한 종단개입을 막아내고, 대학 민주화를 위해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동국대 사태는 지난 2014년 12월 코리아나호텔에서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 등 조계종 고위층 스님 5명이 유력한 총장 후보였던 김희옥 총장에게 사퇴 압력을 가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종단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제18대 총장으로 선출된 한 총장과 학내구성원(총학생회, 교수 등) 간의 다툼은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갈등과 대립이 계속 이어져 왔다.

그동안 학내에서 학생들은 고공농성·50일간의 단식·삭발, 교수들은 성명·서명·토론회 등 각자의 방식대로 학교 총장 직선제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들의 요구는 수년째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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