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파문 예상… 민주, 공격 포인트 활용할 듯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4대강 사업과 청목회 수사 등 굵직한 이슈에 묻혀 있던 천안함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KBS <추적 60분>이 ‘의문의 천안함, 논란은 끝났나’ 편을 지난 17일 방송하면서다.

이 프로그램은 천안함 어뢰에 붙어 있는 흡착물이 폭발에 의해 생성된 것이 아니라는 실험 결과를 보도해 파문을 일으켰다. 앞서 합동조사단은 천안함 선체와 어뢰추진체 프로펠러에 붙어 있는 물질이 수중에서의 폭발로 생성된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라고 발표했다.

<추적 60분>은 정기영 안동대 지구환경학과 교수에게 흡착물 성분 분석을 의뢰했으며, 그 결과 이 물질이 100도 이하의 온도에서 발생하는 ‘비결정성 알루미늄 황산염 수화물(AASH)’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추적 60분>은 또한 합조단이 증거로 제시한 ‘물기둥’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제작팀은 익명의 천안함 사건 관계자가 “사고 발생 지점이 더 잘 보이는 또 하나의 초소가 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제작진은 국방부 관계자들이 공식 논의를 벌이는 과정에서 일관된 입장을 보이지 못하고 오락가락한 부분도 꼬집었다.

방송이 나간 뒤 대체로 시청자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권위 있는 대학 교수의 실험 결과와 신빙성 있는 녹취록 등 근거가 프로그램 곳곳에 잘 배열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우여곡절 끝에 프로그램은 전파를 탔지만 이를 견제해야 할 여당이 당장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 같지는 않다. 4대강 사업 예산안 통과가 최대 과제로 남아 있는데다 ‘청목회 수사’로 인한 야권의 반발이 꽤 신경 쓰이기 때문이다. 특히 감세 논란으로 당내 분열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나라당 지도층의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4대강 공격’에 이번 방송 내용을 얹어 집중포화를 터뜨릴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26일 손학규 대표가 천안함 침몰과 관련 “문제는 국민이 전부 정부의 발표를 흔쾌히 한 점 의혹 없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실에 있다고 본다”고 말한 만큼 이번 방송을 공격 포인트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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