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천지TV=김미라 기자] 문서의 시작을 알리는 곳곳에 청의 연호가 아닌 조선의 독자적인 개국 연호가 또렷이 적혀 있습니다.

문서가 작성된 건 임오군란 발발 후
청나라의 내정간섭이 심했던 1888년.

당시 주미 조선공사관의 초대 서기관으로 활동했던
월남(月南) 이상재 선생이 작성한 ‘미국공사왕복수록’엔

대한의 자주 독립을 꿈꾼
외교관의 열정이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월남이 공사관 재직 시절 소장했던 대한제국공사관 외교자료 8점이
130년만에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특히 주목할 것은 한반도 최초 철도인 경인선 설치를 두고 조선이 미국 측과 철도부설 사항을 논의했던 점과 관련 계약서의 조문까지 구체적으로 검토했다는 사실입니다.

(녹취: 한철호 |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
“가장 중요한 철도 이권을 미국인한테 줌으로써 미국인이 조선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만들고 (중국, 일본 등) 이들을 견제할 제3의 세력으로써 미국을 보다 적극적으로 유대관계를 강화함으로써 끌어드리려고 하는 의도가 고종에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간 학계에 보고되지 않았던 또 하나의 발굴자료인 ‘미국서간’.

선생이 그리운 가족들과 나눴던 소소한 안부편지에부터
당시 공사관의 실상과 견문 기록까지.

일개 약소국가라 할지라도 다른 나라에 지지 않겠다는
외교관으로서의 다부진 각오도 담겼습니다.

이번 유품은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복원 과정에서
후손이 기증해 빛을 보게 됐습니다.

(녹취: 이상구 | 이상재 선생 후손)
“특히 요즘에 중요한 것은 당신이 사시는 동안에 청년 교육을 위해 제일 많이 심혈을 기울이셨던 분입니다.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국에 그분과 같은 정신을 가진 지도자들이 많이 나와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부패한 나라와 기울고 있는 조국에 대한 깊은 탄식으로

독립협회를 조직했던 독립운동가였으며
민중 계몽에도 앞장선 월남 이상재 선생.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선생의 삶과 정신이
현세대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울림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편집: 김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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