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 5.18 모독 3인방 국회 제명 이뤄질까
[정치평론] 5.18 모독 3인방 국회 제명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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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병 정치평론가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민주화 역사를 메치는 반역사적인 ‘망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당 대표 선거에 눈이 멀었다고 하더라도 느닷없이 광주민주화운동을 다시 소환해서 이를 폄훼하고 짓밟는 언행을 그것도 국회 안에서 버젓이 자행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게다가 어떻게 그 자리에 ‘북한군 침투설’을 끊임없이 유포하는 지만원씨를 초청해서 그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생각을 했는지 그 발상부터 건강하지 못하다.  

이날 공청회를 주최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영상 축사에서 “5.18 문제만큼은 우파가 결코 물러서선 안 된다. 힘을 모아서 투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한군 침투설’을 주장하는 지만원씨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같은 당 이종명 의원은 “폭동이 민주화운동으로 변질됐다”며 폭동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최고위원에 도전한 김순례 원내대변인은 “5.18 유공자는 세금 축내는 괴물집단”이라는 막말까지 쏟아냈다. 명색이 현직 국회의원의 발언이다. 억장이 무너질 따름이다.

당내 문제가 아니라 역사의 문제다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사의 상징이다. 비록 시민들의 주검이 피바다가 돼 무참하게 짓밟히기는 했지만 ‘광주의 정신’은 그대로 1987년 6월항쟁으로 이어졌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오늘이 광주의 피눈물 없이 어떻게 이뤄질 수 있었겠는가. 따라서 그날의 광주는 광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땅의 정의와 역사 그리고 민주주의의 문제였다. 물론 새삼스런 얘기는 아니다.

그럼에도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이런 역사조차 거부하려 했다. 아니 폄훼하고 짓밟으려 했다. ‘망언 논란’이 커지자 어쩔 수 없이 내놓은 변명조차도 부끄럽고 졸렬하다. 성찰과 사죄가 아니라 조건부 의원직 사퇴니, 와전됐다니 하는 말은 궤변에 다름 아니다.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자신이 직접 한 발언조차 책임질 수 없을 정도라면 그들이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조차 부끄러울 따름이다.

다소 늦었지만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사과는 그나마 다행이다. 당 윤리위를 가동케 해서 김 위원장 본인의 관리책임을 비롯해 세 명의 의원에 대해 즉시 징계에 착수토록 한 것은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니다. 하지만 실효성이 문제다. 당 윤리위는 세 명 가운데 이종명 의원만 제명키로 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중앙윤리위는 이들 의원들의 발언이 5.18정신과 한국당이 추구하는 보수 가치에 반할 뿐만 아니라 다수 국민의 공분을 자아내는 심각한 해당 행위라고 보고 이 의원에 대해 제명 조치를,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해 징계유예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김진태·김순례 의원은 각각 대표와 최고위원에 출마했기 때문에 ‘당규’를 근거로 전당대회 이후로 징계를 유예했다는 뜻이다.

문제는 ‘다수 국민의 공분’과 ‘심각한 해당행위’라고 인정하면서도 ‘당규’를 근거로 징계를 유예한다는 결정에 과연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김진태·김순례 의원이 전국을 다닐 때 그들의 손에 계속 마이크를 쥐어주며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뜻 아니겠는가. 손에 쥐어 준 마이크를 뺏어도 부족한 마당에 그들에게 자유한국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 셈이다. 이것이 과연 공당인 제1야당의 자세란 말인가.

자유한국당 차원의 징계는 제한적이다. 이종명 의원이 제명되더라도 국회의원직은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느 날 복당하면 그만이다. 따라서 지금의 사태가 중대하다면, 정말로 ‘국민적 공분’이 확산되고 있음을 인정한다면 ‘당규’를 근거로 그들만의 징계를 논할 것이 아니라 국회 차원의 징계절차를 밟도록 해야 한다. 당장 헌법 64조 규정대로 자격심사에 돌입하겠다고 밝혔어야 했다는 얘기다. 국회윤리특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제명이 결정되면 곧바로 의원직을 잃게 된다. 추상같은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식이다.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다면, 자유한국당의 변화와 혁신, 이를 통한 국민의 지지를 다시 호소하겠다면 이렇게 가야 한다. 지금 ‘당규’를 따질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침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제명을 통해 국회에서 추방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끝까지 ‘망언 3인방’의 퇴출을 위해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며 “시민단체, 야3당과 함께 범국민적 퇴출운동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바른미래당을 비롯한 야3당도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다면 이제는 홍 원내대표와 민주당의 의지와 정치력이 빛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관건은 민주당이 어떻게 야3당의 협조를 끝까지 이끌어 내느냐에 달려있다. 그것이 정치력이다. 야3당에게 함께할 명분을 주고 ‘망언 3인방’을 퇴출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연동형 비례제’에 대한 전향적 자세도 좋은 고리가 될 것이다.

혹자는 의원직 제명을 위해서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민주당과 야3당이 다 합쳐도 부족하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민주당과 야3당이 일단 뭉친다면 자유한국당도 흔들리기 마련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보지 않았는가. 어쩌면 자유한국당 내에서 다수의 찬성표가 나올 수도 있다. 그들도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혹여 자유한국당 반대로 부결돼도 크게 나쁘지 않다. 자유한국당에게는 씻을 수 없는 낙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좌고우면은 안 된다. 국민을 믿고 역사를 생각하면서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부디 ‘말잔치’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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