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저우아시안게임이 한창인 가운데 선수들의 메달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알려져 화제다. 만삭의 몸으로 사격 2관왕을 달성한 김윤미(왼쪽)와 어머니 생신날 유도 금메달을 따낸 김재범(오른쪽)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안게임 메달 뒤 숨겨진 이야기 알려져 눈길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한국선수단이 연일 호투하는 가운데 특별한 사연을 가진 선수들의 이야기들이 알려지면서 감동과 함께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포함해 2관왕을 차지한 김윤미(28)는 임신 7개월 만삭의 몸으로 출전해 이 같은 결과를 얻어내 화제다. 사격 강국인 중국도 임신한 몸으로 2관왕을 달성한 김윤미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사실 김윤미는 이번 대회는 염두 해두지 않고 대표선발전에 나갔다가 예상보다 높은 성적으로 발탁됐다. 선수생활 10년 만에 2007년 첫 대표로 선발된 후 국제대회 입상 경험이 없던 터에 잡은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출전을 강행했고, 결국 2관왕의 기염을 토했다.

또 남자사격 50m 소총복사에서 2관왕을 따낸 김학만(34)도 세쌍둥이 아빠로 알려져 주목받았다. 특히 김학만은 세쌍둥이들의 첫 돌 생일인 지난 15일 경기에 나서 2관왕을 차지해 값진 선물을 선사했다.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균섭(29)의 사연도 감동을 전했다. 김균섭은 4년 전 도하대회 종합마술 경기 도중 불의의 낙마사고로 세상을 떠난 故 김형칠의 조카다. 2002년 부산대회에 출전해 삼촌과 함께 은메달을 합작하기도 했던 김균섭은 김형칠이 애착을 보이며 못 이룬 금메달의 한을 이번 대회서 대신 따내면서 풀어줬다.

2인자의 설움을 말끔히 날린 유도 김재범(25)의 사연도 특별하다. 남자 81kg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재범은 원래 73kg급에서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와 왕기춘 등과 경쟁에 밀려 번번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출전이 좌절됐다.

결국 자신의 키(178cm)와 맞는 81kg급으로 체급을 올렸고, 베이징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 금메달을 따내며 1인자로 우뚝 섰다. 또 김재범은 자신의 어머니 생신날에 금메달을 따내 기쁨이 두 배였다.

반면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두 번이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왕기춘은 또 한 번 은메달에 머물렀다. 베이징올림픽에서 부상투혼으로 은메달을 따냈던 왕기춘은 지난해 폭행 사건으로 유도를 그만두기까지 했다가 다시 복귀했지만, 결국 속죄의 금메달 꿈을 이루지 못해 안타까움을 줬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발목을 다친 아키모토(일본)를 상대로 하체 공격을 가하지 않고 업어치기 공격만 시도하는 페어플레이로 일본 언론으로부터 찬사를 받기도 했다.

태권도의 장경훈(25)은 아시안게임을 두 달 앞두고 사고로 목숨을 잃은 어머니 영전에 금메달을 바치고자 했지만, 태권도 경기 첫 날 1회전부터 세계랭킹 1위 알리레자 나스라자다니(이란)를 만난 탓에 탈락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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