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에 오른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국가 차원 대책 필요”
논란에 오른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국가 차원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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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운전자 사고.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고령운전자 사고.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2017년 사고 점유율 12.3%

75세 이상 사고 증가율 높아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1.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호텔 지상주차장 건물 앞에서 96세 유모씨가 몰던 SUV 승용차가 후진하다가 행인 이모(30)씨를 치었다. 이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을 거뒀다.

경찰 조사 결과, 유씨는 주차장 입구 근처 벽을 들이받고 놀라 후진하던 중 뒤따라 들어오던 홍모(46)씨의 승용차와 부딪혔다. 그는 사고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 후진을 하다가 주차장 앞을 지나던 이씨를 친 것으로 밝혀졌다.

#2. 지난해 12월 14일 부산 연제구 한 햄버거 가게로 검은색 차량 한 대가 돌진했다. 해당 차량은 전면 유리로 된 가게 입구를 부수고 카운터가 있는 곳까지 침범했다. 해당 차량의 운전자는 76세 정모씨였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후진을 하던 중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해 가게로 돌진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당시 가게에는 직원 4명과 손님 4명이 있었고, 자칫 아찔한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최근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사회가 점차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나타나는 현상인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중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고령운전자 사고, 매년 증가 추세

13일 도로교통공단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는 지난 2013년 1만 7590건에서 2014년 2만 275건으로 늘었고, 이어 2015년 2만 3063건, 2016년 2만 4429건, 2017년 2만 6713건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교통사고 중 고령운전자 사고 점유율의 경우도 2014년 9%에서 2015년 9.9%로 10%를 밑돌다가, 지난 2016년 11%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대에 접어들었고 2017년에는 12.3%로 높아졌다.

고령운전자의 사고 건수가 늘면서 사상자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13년엔 사망자가 737명이었으나, 2017년에는 사망자가 848명으로 집계돼 4년 만에 15%(111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5세 이상의 교통사고 증가율은 특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2∼2017년 교통사고 증감률을 살펴보면, 75∼79세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14.3%, 이에 따른 사망자는 4.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80세 이상의 경우 사고 발생 18.5%, 사망자 16.8%로 증가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인지능력과 신체반응 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같이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면허 반납 유도 등 대응책 나와

이러한 가운데 고령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하면 교통비를 지원해주거나 고령운전자에 대한 운전 능력 점검을 강화하는 등 대응책이 나오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해 고령운전자가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면 교통비 등을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해 실제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사망자가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 서울 양천구의 경우에도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의 운전면허 반납을 권장하는 조례를 제정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75세 이상 운전자의 면허 갱신·적성검사 주기를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앞당겼다. 또한 고령운전자가 받는 2시간짜리 교통안전교육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했다. 이 밖에도 치매 의심 운전자는 별도로 간이 치매 검사를 거쳐 수시 적성검사 대상으로 편입한 뒤 정밀진단을 거쳐 운전 적성을 판정받은 뒤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노후 복지 문제로 접근해야”

시민사회단체는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문제와 관련해 국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는 “생계를 위해 차량을 운행하는 고령운전자들의 경우 정부의 지원책 없이 일을 그만두기 어렵다”면서 “이들에 대한 정부의 생계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문제를 단순히 교통안전 차원에서 볼 것이 아니라 노후 복지 문제 차원에서 접근해 해결해나가야 한다”며 “지자체에서 고령운전자가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교통비를 지원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나, 국가적 차원의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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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숙 2019-02-13 23:00:39
90세 이상이면 면허증 자진 반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